본문 바로가기
경제

“공급망 재편 핵심은 에너지 안보…韓美 전방위적 협력 필요”

미국 등 강대국을 중심으로 한 패권 경쟁이 기술과 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충돌과 자원 무기화로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미 양국은 경제와 안보를 아우르는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공급망 재편 핵심은 에너지 안보…韓美 전방위적 협력 필요”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겸 대표이사

기술력 높은 한국, 미국 에너지 만나면 견고한 공급망 가능

삼성전자 파업땐, 韓 위상에도 영향

글로벌 기준 맞춰 기업들 부담 낮춰야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미국 등 강대국을 중심으로 한 패권 경쟁이 기술과 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충돌과 자원 무기화로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미 양국은 경제와 안보를 아우르는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에너지가 핵심 변수인 만큼 양국 간 전방위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에너지 안보는 이제 단순한 비용 요소를 넘어선 전략적 과제”라며 “한국이 안정성과 연결성을 갖춘 공급망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우수한 산업 기반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더해 견고한 공급망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한미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김 회장은 오는 6월 16·17 양일간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연사로 나서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불확실성 시대의 한미 양국간 협력 방안을 공유할 예정이다.

“韓美, 에너지·AI·바이오 등 전방위 분야 협력 가능성 커”

김 회장은 현재 흐름을 탈동조화가 아닌 전략적 재편이라고 봤다. 핵심은 의존도 다변화다. 특정국에 치우친 의존도를 낮추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연결성을 강화하는 것이 글로벌 기업들의 구조적인 변화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은 미국에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한 매력적인 협력 파트너라는 게 김 회장의 시각이다. 그는 “미국 기업들은 한국을 더이상 단순한 생산 거점으로 보지 않는다”며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분야에서 한국은 전략적 기술 협력 파트너이자 잠재적인 지역 허브로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이러한 공급망 재편의 핵심 변수로 ‘에너지 안보’를 꼽았다. 기업 투자와 파트너십 면에서 공급 안정성 자체가 경쟁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기반과 제조력을 가졌지만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에너지 가격 변동성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고 김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해법으로 한미 에너지 협력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미국은 한국의 가장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파트너로서 한국은 미국의 기술 및 산업 역량을 갖춘 파트너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간 업무협약(MOU) 체결을 긍정적 사례로 꼽았다.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인해 전력수요가 폭증하는 점을 고려하면 에너지 협력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에너지는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라며 “한미 에너지 협력은 한국에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넘어 첨단 제조와 혁신 허브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양국 간 협력 분야는 반도체와 배터리를 넘어 전 산업분야로 확장할 여지도 크다고 봤다. 김 회장은 바이오, 디지털 서비스와 미래 모빌리티·항공우주·방위산업 등 AI 기반 산업을 그 예로 꼽았다. 이는 정부가 육성하는 △AI △바이오(Bio) △문화 콘텐츠(Contents) △방산(Defense) △에너지(Energy) △제조(Factory), 이른바 ‘ABCDEF’ 국가 전략산업과도 방향성이 일치한다. 김 회장은 “ABCDEF 전략은 한미 협력 확대를 위한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준다”며 “양국의 강점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영역이자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닿은 분야다”고 했다.

“삼성 노사 리스크 예의주시…규제, 글로벌 기준과 맞춰야”

공급망 파트너로서의 잠재력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도록 한국이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김 회장은 복잡한 규제 환경과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책임 부과, 최고경영자(CEO) 리스크 등을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발생한 삼성전자 노사 갈등과 파업 가능성도 우려했다. 김 회장은 “실제 파업이 발생하면 삼성전자의 사업 운영 차질에 그치지 않고 미국의 AI 및 첨단기술 기업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한국이 구축해 온 위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보기술(IT) 망분리 및 클라우드 규제 개선 등 금융 분야에 대해서도 글로벌 기준과 맞춰 기업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기회와 도전이 공존한다고 봤다. 미국의 자국 내 생산 확대 기조가 새로운 기회인 만큼 주(州)별로 다른 규제와 정책 환경에 맞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 회장은 “장기적이고 현지화한 접근을 취하는 기업이 성공한다”며 “현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기업 전략을 미국의 정책 방향과 맞게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미동맹 73주년인 올해 양국 파트너십이 중대한 변화를 맞았다고 봤다. 안보동맹으로 시작해 기술·공급망·에너지·AI·경제 안보를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확장하는 기로에 서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산업과 우수한 인재, 첨단 인프라 등 강력한 기반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의 경쟁력은 이러한 강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 환경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암참은 이런 과정에서 한미 양국 정부와 민간을 잇는 가교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경제학 학사 △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사 △ 한국GM 대표이사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 △ 야후코리아 CEO △ 글로벌기술안보위원회(CTSC) 위원 △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겸 대표이사(현) △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회 의장(현) △ 현대모비스 사외이사(현)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