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도착 후 선착장에서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영토지킴이독도사랑회
고려인과 사할린동포들이 평생의 소원으로 품어온 독도 땅을 직접 밟으며 우리 역사와 영토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여정이 마련됐다.
사단법인 영토지킴이독도사랑회가 주최한 ‘우리 땅 밟고 가슴에 담아 기록으로 남기는 역사(독도)문화 탐방’ 행사가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경주와 울릉도, 독도를 잇는 3박4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행정안전부와 울릉군, 울릉군의회가 후원하고 아성다이소와 미예누리 화장품이 협찬한 이번 행사에는 ‘독도는 우리 땅’ 가수 정광태 교수와 길종성 독도사랑회장을 비롯해 고려인·사할린동포와 봉사자 등 33명이 참여했다. 미예누리 화장품 김경옥 대표는 동포들을 위한 화장품을 지원해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 경주에서 출발한 독도 역사…천년고도 거쳐 동해 끝까지
참가자들은 첫날인 27일 경주 첨성대와 월정교, 동궁과 월지 등 천년고도의 주요 역사문화 유적을 돌아본 뒤 울릉도로 이동했다. 이후 28일부터 30일까지 울릉도와 독도를 탐방하며 우리 역사와 영토의 의미를 직접 체험했다.
행사를 추진한 길종성 독도사랑회장은 독도의 역사적 의미를 경주와 연결해 설명했다.
길 회장은 “독도의 출발은 경주에서 시작됐다”며 “신라 지증왕 때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을 정벌하면서 우산도인 독도까지 신라의 영역에 들어왔고, 천년 신라의 역사와 함께 독도가 오늘날까지 대한민국의 영토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경주에서 탐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광태 교수는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의미로 고려인과 사할린동포들의 독도 방문을 꼽았다.
정 교수는 “통한의 세월을 살아온 고려인과 사할린동포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존감을 세워드리기 위해 추진한 행사”라며 “평소 독도 땅을 꼭 한번 밟아보고 싶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직접 함께하게 돼 의미가 더욱 크다”고 밝혔다.
◇ “독도에 올 줄 상상도 못해”…동포들에게 남은 특별한 기억
독도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고려인 대표로 참여한 김스배틀라나 씨는 “내가 독도 땅을 밟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이런 기회를 마련해 준 행정안전부와 독도사랑회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독도 내 한국령 비석까지 이동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눈앞에 있는 우리 땅의 비석까지 가지 못한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려웠고 너무 아쉬웠다”고 전했다.
참가자 가운데 최고령인 1942년생 사할린동포 김월년 씨도 독도 방문을 평생 간직할 추억으로 꼽았다.
김 씨는 “추억은 늙지 않는다. 독도 땅을 밟은 이 순간과 오늘 함께한 분들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며 “소중한 기회를 준 독도사랑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몇 계단 앞에 있는 한국령 비석을 직접 보지 못한 점은 오래 여운으로 남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독도사랑회는 이번 탐방을 준비하면서 고려인과 사할린동포들이 생전에 독도 땅을 밟아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망양대와 한국령 비석까지 방문하는 일정을 구상했다. 특히 한국령 비석 앞에서 참가자들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현장에서 독도경비대 측이 관련 내용을 통보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석 방향의 이동을 제한하면서 일정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 한국령 비석 접근 제한에 참가자들 “조금 더 배려했더라면”
이번 탐방에 함께한 송길화 전 광주광역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도 동포들의 사정을 고려한 보다 세심한 현장 대응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송 전 회장은 “통한의 삶을 살아오신 고려인과 사할린동포들이 살아생전 독도 땅을 밟고 싶다는 소망으로 먼 길을 왔다”며 “안전과 관리 원칙의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한국령 비석을 눈앞에 두고도 접근하지 못한 것은 동포들의 간절한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것 같아 서운했다”고 말했다.
주최 측 역시 독도 방문객의 안전과 경비 원칙은 존중해야 하지만, 참가자들의 연령과 방문 배경, 행사의 취지를 사전에 공유하고 협의할 수 있었다면 보다 의미 있는 일정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독도사랑회는 2002년 창립 이후 독도 역사·문화 알리기와 영토 수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04년에는 울릉도와 독도를 잇는 수영 종단을 추진해 성공한 바 있다.
최근에도 독도를 매개로 한 교육과 문화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는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RISE사업단 및 경영학과 LOHOS 봉사단과 함께 ‘유네스코-IOC 해양문해력 프로그램 울릉도·독도캠프’를 진행했다.
독도사랑회는 이번 고려인·사할린동포 역사문화 탐방을 통해 독도를 단순히 바라보는 섬이 아닌, 직접 밟고 느끼며 다음 세대에 기록으로 남겨야 할 대한민국의 역사 현장으로 알리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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