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거래소에 조회공시 촉구
삼성생명, 삼전 지분 624만주 매각 차익 관련
148만 계약자 배당 vs 유배당 결손 11.3조 누적
경제개혁연대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처분 차익에 대한 유배당계약자 배당 문제를 들어 한국거래소에 조회공시를 촉구했다. 사진제공=삼성생명
[오피니언뉴스=강혜린 기자] 경제개혁연대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처분 차익과 유배당계약자 배당 문제를 들어 한국거래소에 조회공시를 촉구하고 나섰다. 삼성생명은 금산분리법 준수를 위해 삼성전자 주식 624만주(1.3조원)를 처분했지만, 이 차익이 회사 재무로만 흡수되고 148만 유배당계약자에게는 돌아가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일 공식 서한을 통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624만주(1.3조원 규모)를 처분해 2364억원 차익을 얻었음에도 유배당계약자 배당은 0원"이라며 한국거래소에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금산법 준수 목적의 매각 과정에서 계약자 몫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거래소의 공식 대응이 주목된다.
경제개혁연대는 거래소에 다음과 같은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사진제공=경제개혁연대
경제개혁연대가 요구한 것은 다음과 같다. ▲삼성전자 주식 매각으로 유배당계약자에게 지급할 배당금 존재 여부 ▲배당금이 없다면 그 구체적 근거 ▲분할매각 시점별(즉시·3년·5년·10년) 배당금 규모 ▲법적 매각 의무 외 삼성전자 지분 보유 계획 등이 질문의 핵심이다.
이들은 "삼성생명의 유배당계약자에 대한 배당지급 규모 및 향후 지급가능성은 투자 의사결정에 매우 중요한 정보"라며 공시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매각 차익이 회사 재무에만 반영되고 계약자에게 배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거래소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했다.
유배당 계약은 보험사가 운용 성과에 따라 이익 일부를 계약자에게 배당하는 구조의 보험 상품이다. 삼성생명은 과거 낮은 가격에 취득한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매각 시 대규모 처분이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삼성생명, 금산법 준수 위해 삼성전자 주식 처분
논란의 발단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매각하기로 하면서다.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자사주 소각을 예고함에 따라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비율을 조정하기 위해 미리 처분에 나섰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19일 이사회를 통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의 0.11% 수준인 약 624만주(약 1조3020억원)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보유 중인 자사주 가운데 보통주 7336만 주를 올해 상반기 내 소각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는데, 해당 자사주 소각을 완료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8.51%에서 8.62%로 0.11%포인트 늘어난다.
이 경우 삼성생명(8.51%)과 삼성화재(1.49%)의 삼성전자 지분을 합산할 경우 10%를 초과할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때문에 이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금산법은 금융회사가 산업자본(제조업 등)을 과도하게 지배하는 걸 막는 법으로, 금융회사는 비금융사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8.51%)과 삼성화재(1.49%)의 삼성전자 지분 합산 보유율은 10% 수준이다.
쟁점은 이 매각 과정에서 삼성생명이 얻게 되는 삼성전자 주식 처분 이익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으로 삼성생명이 상당한 처분 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삼성생명은 이 차익이 유배당계약자에게 배당되지 않을 거란 설명이다.
유배당 보험의 구조적 역마진이 그 이유인데, 유배당 보험에서 약속한 보장수익률(평균 7%)이 자산운용수익률(4% 수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생명은 이러한 구조에서 발생한 누적 손실 유배당 결손 11조3000억원을 회사의 이익잉여금에서 충당해 메웠다.
이에 삼성생명은 운용수익률이 예정이율을 상회하거나 투자자산 매각 이익이 결손 규모를 초과할 경우 배당 재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유배당보험은 누적 결손을 우선 보전한 이후에야 배당 재원이 발생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단순 매각 차익만으로 배당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유배당보험 구조적 결손, 배당 여력 없나
삼성생명의 유배당보험 논란은 지난해부터 계속돼왔다. 삼성생명은 작년 말 이른바 '일탈회계' 중단 이후 유배당 계약자 몫으로 관리되던 약 17조5957억원을 부채가 아닌 자본 항목으로 재분류했다. 이는 삼성전자 주식 매각 계획이 없다는 전제하에 배당 여력이 없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사업보고서에서 삼성생명은 유배당 계약 현황을 처음 상세히 공개했다. 유배당 계약은 148만건에 달하며, 지난 1986년부터 31회에 걸쳐 총 3조9000억원을 배당했다. 그러나 이익잉여금으로 메운 유배당 결손은 11조3000억원에 이른다. 보장수익률 평균 7%에 비해 자산운용수익률은 4% 수준으로 구조적 역마진 상태라는 설명이다.
이미 높은 예정이율에 따른 이자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배당 여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경제개혁연대의 주장은 금융기관의 지분 매각 차익이 계약자에게 반영되지 않는다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공시가 필수라는 것이다. 이에 "일반적이라면 매각 이익 일부는 유배당계약자 몫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삼성생명의 회계처리와 배당 관행에 의구심을 표했다.
결국 이번 논란은 삼성전자 주식 매각 차익의 귀속 주체를 둘러싼 해석 충돌로, 단순 배당 문제를 넘어 유배당 계약의 회계 처리 기준과 감독당국 판단 영역까지 번지고 있다. 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의 대응에 따라 향후 보험업계 전반의 유배당 계약 처리 기준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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