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경기도 물 관리 위기 심화
반도체 클러스터, 대량 용수 필요
'물 순환' 부실…취약층 보호해야
▲ 지난해 8월 3일 오전 평택시 현덕면 평택호가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녹조가 수면을 뒤덮고 있다.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비가 오면 도시와 집이 물에 잠긴다. 비가 멈추면 하천과 땅이 말라붙는다. 똑같은 경기지역에서 반복되고 있는 기현상이 이제 낯설지 않다. 물순환과 물관리. 그 필요성은 이제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도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는 '재난'의 문제로 다가오는 중이다.
실제 경기도는 도시화로 인한 불투수면 증가로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반복되는 구조에 놓여 있다. 기후위기로 강수 패턴이 극단화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인천일보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기도협의회의 공동 협의체인 '2026 경기지방선거 정책네트워크(경지넷)'가 환경 분야 중에서도 물 관련 대책을 핵심과제로 선정한 이유다.
경기도의 물순환 및 관리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산업 확장과 도시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기후위기까지 겹치면서 도민 피해 우려가 복합적으로 커지는 양상이다.
24일 경지넷 분석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는 전국 물사용량의 약 39%를 차지, 전국 1위에 해당하는 곳이다. 게다가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와 데이터센터 등 대량의 용수가 수반되는 산업이 집중되고 있다. 용인시에 조성 중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경우, 팔당호에서 약 47㎞ 길이의 관로를 설치하고 하루 76만4000톤에 달하는 공업용수를 끌어와야 한다.
이에 2030년까지 산업용수 수요는 20~30% 증가할 것이라는 게 경지넷 판단이다.
반면 물을 감당할 수 있는 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근거는 수년간 발생한 재해 규모의 흐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이 추산한 '우심피해 발생 현황'을 보면 2020~2024년 사이 전국에서 총 76건(호우 57건, 태풍 19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경기도는 2020년 피해액이 1046억원 수준이었다가, 2024년 3784억원으로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정부가 발간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에도 홍수의 위험도가 증가하고, 가뭄은 발생 빈도 및 지속 기간이 증가될 전망이라는 내용이 담긴 바 있다. 보고서는 폭염과 홍수로 인한 피해가 증가해 '기후 취약계층 보호'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도내 물순환 구조는 도시 개발로 불투수면이 확대되고 있으며, 지하수는 줄고 하천 유지량이 감소하면서 더욱 부실해지고 있다.
▲ 지난해 8월 3일 오전 평택시 현덕면 평택호가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녹조가 수면을 뒤덮고 있다.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경지넷은 미래에 닥칠 위기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원인으로 '체계의 분절'을 강력하게 지목한다. 현재 도는 수자원본부가 수량과 수질을, 건설국 하천 관련 부서가 하천 정비와 재해대응을 담당하는 이원화 구조다.
이로 인해 팔당상수원 관리, 하천 정비, 침수 대응 정책이 각각 따로 작동하고 있다. 정책 설계와 집행 간 연계성이 떨어지는 등 책임 소재 역시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결론이다.
경지넷이 제시한 해법은 '수자원관리국(가칭)' 신설이다. 수량·수질·하천·재해 대응 기능을 통합해 광역 단위 물관리 컨트롤타워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산업단지와 대규모 개발사업의 물 수요를 사전에 관리하고, 홍수예측과 수질 관리, 하천복원을 하나의 체계에서 운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지금처럼 부서별로 나눠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반복되는 침수와 가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물관리 일원화와 공간 기반 정책 전환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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