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경제전망대] 매매가격의 핵심 선행지표는 ‘주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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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2 18면
임대차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정부, 사는 곳 의미 부여하지만
오직 거주 위해 매입 사례 전무
어떤 방향 전개될지 예측된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
급격한 전세의 월세화로 인해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러한 주거비 상승이 돌고 돌아 종국에는 매매가격을 자극한다는 점이다. 보통 임대차 가격과 매매가격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는 선행과 후행 관계를 형성한다. 바꿔 말하면 손잡고 함께 달리는 경우는 드물다는 의미다.
왜 그럴까? 이는 임대차와 매매의 타고난 성격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일단 임대차의 성격은 100% 실거주와 실수요 중심이라는 점이 주요 특징이다. 즉 투자 관점이 개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반면 매매는 어떨까? 거주 관점은 물론 투자와 투기 등 많은 사람들의 욕망이 다양하게 혼재돼 있는 시장이다.
정부는 주택 소유욕을 통제하기 위해 집이라는 자산에 대해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에 대한 의미를 강하게 부여한다. 하지만 현실을 투영하면 억 단위가 투입되는 내 집 마련에 있어 오직 거주 목적으로만 매입하는 사례는 전무하다.
전세가 포함된 임대차 가격이 불안정하면 2~4년 주기로 이사해야 하는 무주택자의 스트레스가 커진다. ‘이 참에 집 사자’로 매매 전환 수요가 누적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계는 금융위기 같이 특수한 시기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일치한다. 따라서 실수요 중심으로 이루어진 임대차 가격은 투자 성격이 가미된 매매가격에 대한 선행지표로 최종 결론이 도출된다.
전세가격에 대한 매매가격의 선행 성격이 확인되지만 사뭇 다른 관계를 가졌던 시기도 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의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가 특수한 경우다. 당시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금융위기가 유럽 재정위기로 연결됐고 2008~2009년 국내는 미분양이 16만~17만가구가량 쌓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에서 반값을 표방한 보금자리주택지구 계획을 발표하며 수요층 대부분이 매매를 뒤로 미루는 국면이 지속됐다.
이 영향으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전세시장에 수요가 쏠리면서 매매가격이 장기간 하락하는 가운데 전세가격은 오히려 폭등하는 이른바 ‘각각 따로 노는’ 시장이 형성됐다.
이후 2020년 시점에는 전세와 매매의 관계를 일시적 동행관계로 변질(?)시킨 대형 이벤트도 발생한다. 2020년 4·15총선에서 압승한 정부·여당이 7월 말 임대차3법(3법 중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을 밀어붙인 사례다.
기존 계약까지 소급해 적용하면서 2년 단위의 전세계약이 4년 주기로 변경됐다. 이에 임대인들은 부랴부랴 기존 계약은 5% 이내의 갱신계약으로 묶여버린 가운데, 신규계약 중심으로 4년치 임대료를 몰아서 받으려는 인식이 생기면서 종국에는 전세가격이 폭등하는 결과들이 나타났다.
이러한 제도 변화 충격과 전세 시장의 경착륙(전세 사기) 등으로 전세와 매매시장이 일시적 동행 관계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원래의 선·후행 관계로 복원 과정에 있다.
한편 실수요 중심의 임대차 시장은 당장의 입주물량에 매우 민감한 특징이 있다. 상대적으로 매매는 입주물량에 다소 둔감한 편인데 매머드급 신축단지가 지역 내 가격을 되레 끌어올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향후 서울지역 연간 입주 예정물량을 살펴보면 2025년을 분기점으로 2026년과 2027년 입주물량이 빠르게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중심으로 과거 평균 대비 입주물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 예상되는 만큼, 임대차 가격의 상승 추세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임대차 움직임에 후행하는 매매가격이 전월세 가격의 추세만으로 모두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핵심 선행지표가 무주택 임차인들에게 주거비 상승 구조로 움직이는 만큼 매매가격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어렵지 않게 예측된다.
결국 주거비 납부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납부 사이에서 어떤 선택이 현재의 나에게 더 유리할 지, 각자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계산기를 최대한 많이 두드려 봐야 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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