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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같은 듯 다르다...채권혼합ETF 'KB·하나·삼성' 전략은

앞서 KB자산운용은 지난 2월 26일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을 상장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여기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도 오는 7일 상장을 앞두면서 삼성전자...

같은 듯 다르다...채권혼합ETF 'KB·하나·삼성' 전략은

사진=ChatGPT.

퇴직연금 투자 수요를 겨냥한 반도체 대장주 채권혼합형 ETF 시장이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선두주자인 KB자산운용이 흥행 바람을 일으킨 가운데 하나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등장하며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상품 간 차별성이 크지 않아 후발주자 안착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지난 2일 '1Q K반도체TOP2채권혼합50' ETF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앞서 KB자산운용은 지난 2월 26일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을 상장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여기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도 오는 7일 상장을 앞두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채권혼합형 ETF 시장은 본격적인 3파전 국면에 들어섰다.

채권혼합형 ETF 인기, 왜

채권혼합형 ETF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주식 투자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퇴직연금 계좌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이 70%로 제한되고 나머지 30%는 채권이나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한다. 반면 채권혼합 ETF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계좌 내에서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위험자산 한도를 채운 가입자도 남은 안전자산 구간에서 채권혼합 ETF를 활용해 추가로 주식 비중을 높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연금계좌 내 주식을 85%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 성장세도 뚜렷하다. 채권혼합형 ETF 전체 순자산총액은 지난 3일 기준 12조2633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KB자산운용이 'RISE 채권혼합'과 'RISE 주식혼합'을 선보인 이후 시장은 완만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퇴직연금 시장 확대와 맞물린 지난해에는 16개 상품이 새로 출시되며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선점한 KB, 맞불 놓은 하나·삼성...채권 듀레이션·총보수서 차이

운용업계가 내세운 상품들은 모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50%, 나머지 50%에는 채권을 담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도체 대장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서 채권으로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시장 주도권은 먼저 흥행에 성공한 KB자산운용이 쥐고 있다.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은 상장 당일 13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된 데 이어 국내 채권혼합형 ETF 중 최단 기간 5000억원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총보수는 연 0.01%로 채권혼합형 ETF 중 최저 수준이다.

하나운용도 KB운용과 같은 연 0.01% 저보수 전략을 택했다. 이미 KB운용이 최저 수준의 총보수를 앞세운 만큼 하나운용이 기존처럼 저보수라는 차별점을 내세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하나운용은 관련 주식형 ETF를 함께 출시하는 '시리즈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같은 날 상장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담는 주식형 ETF와 채권혼합형 ETF를 동시에 선보여 반도체 대장주 투자 수요를 폭넓게 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채권혼합형 ETF만 놓고 보면 KB와의 차별점은 제한적이다.

반면 삼성운용은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택했다.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의 총보수는 연 0.07%로 KB운용과 하나운용보다 0.06%p 높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타사 대비 높은 보수에 대해 "운용에 필요한 비용을 고려한 적정 보수"라며 "상품 운용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운용업계에서 최저 보수 경쟁이 심화하자 최근 금융당국이 과도한 보수 인하에 제동을 건 흐름과도 맞닿아 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삼성운용은 보수 경쟁보다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운용 역량과 상품 구조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차이점은 채권 듀레이션에 있다. 세 상품 모두 국고채 중심의 안전자산에 투자하면서도 채권 만기 구조는 조금씩 다르다. KB운용은 1년 이하 단기채, 하나운용은 6개월 이하 초단기채를 담는다. 반면 삼성운용은 상대적으로 만기가 더 긴 중단기 국고채를 택했다.

다만 채권 만기구조 차이가 실제 상품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공통적으로 전체 자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채권 역시 국고채 중심으로 구성돼 만기 차이만으로 뚜렷한 성과 격차가 벌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세 상품의 구조적 차이가 크지 않아 성과는 결국 유동성과 브랜드 경쟁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ETF는 보수나 편입 자산 못지않게 거래량과 유동성이 중요한데 KB운용은 이미 선두주자로 시장을 선점했고 삼성운용도 KODEX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반면 하나자산운용은 차별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시리즈 전략을 앞세워 얼마나 유의미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정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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