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X서 5월 피해자 트라우마 다뤄
헬기사격과 5·18 재조명 긍정 반응
'방영 중단' 청원에, 지역민도 '불편'
SBS 드라마 ‘닥터X’ 방송화면 캡쳐
SBS 의학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가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에피소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온라인상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재조명했다는 평가와 더불어 정치적 편향을 이유로 방영중단을 요구하는 청원까지 올라오는 등 정치적 논쟁으로 불거지면서다.
역사적으로 증명된 5·18민주화운동을 해석이 다른 ‘정치적 사안’이라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어 영화 ‘암살자들’와 같은 일명 ‘좌우논쟁’의 소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닥터X’ 6회(24일 방영)는 전국 가구 기준 19.5%, 분당 최고 시청률은 21.3%까지 기록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의료계의 부조리를 깨부수는 천재 외과의사인 계수정(김지원 분)의 활약이 주내용인 의학드라마지만 이번 회차에서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은 후 파편을 지닌채 살아가는 오상범(하성광 분)의 사연을 그렸다.
드라마는 형을 잃은 죄책감으로 수술을 포기한 채 살아온 오상범의 이야기와 함께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한 회상 장면과 등장인물이 518번 버스를 타고 국립 5·18민주묘지로 향하는 장면 등 5·18민주화운동 이후 피해자의 삶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방영 직후 ‘5·18과 헬기사격을 정면으로 거론한 용기가 고맙다’,‘넷플릭스로 드라마를 보는 해외 시청자들도 5·18을 알게 됐다. 이게 문화의 힘이다’, ‘최근 전일빌딩을 다녀와서 드라마를 보다 먹먹해졌다’ 등 5·18민주화운동이 남긴 역사적 아픔과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최근 극명하게 갈린 ‘좌우논쟁’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일부 누리꾼은 주인공을 맡은 김지원을 향해 ‘5·18을 다룬 것을 대본으로 봤으니 좌빨’이라고 매도하는가 하면 ‘방영중단을 요구하는 국회청원도 제기됐다.
SBS 닥터X 드라마 방영중단에 관한 청원’을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인은 “5·18은 현재 여야의 시각차 등 일부 부분에서 정치적 논쟁이 이뤄지고 있고 좌우의 견해도 일정 부분 다른 엄연한 ‘정치적 사안’”이라며 “큰 틀에서는 아픈 역사라는 점은 누구도 이견이 없겠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정치적 논쟁이 있는 5·18을 뜬금없이 드라마에 활용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뜬금없는 ‘좌우논리’에 불편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직장인 김모(45)씨는 “역사인 5월을 두고 또다시 견해가 다른 정치적 사안이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다”며 “보수정치인들 논리로 드라마 방영 중단까지 요구하다니 기가 찬다”고 말했다.
5월 단체는 ‘5·18민주화운동은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아닌 국가가 인정한 민주주의 역사’라며 정치적 해석 자체를 경계했다.
양재혁 5·18민주화운동유공자유족회장은 “역사적 비극을 기억하고 피해자의 고통을 알리는 것은 정치적 편향이 아니다”며 “작품에 대한 비판은 자유지만, 5·18을 다뤘다는 이유로 방송 자체를 중단시키려는 것은 오히려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의 역사적 진실과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문화예술을 통해 더욱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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