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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사에 내려앉은 오케스트라 선율…송광사 ‘나비채 음악회’

송광사에서 열린 ‘2026 송광백련 나비채 음악회’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가을 산사에 내려앉은 오케스트라 선율…송광사 ‘나비채 음악회’

송광사에서 열린 ‘2026 송광백련 나비채 음악회’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2026 송광백련 나비채 음악회’를 찾은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하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해가 기울고 산사의 저녁이 깊어지자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고즈넉한 경내를 채웠다.

웅장한 관현악부터 피아노와 첼로의 선율, 영화음악과 오르간까지. 가을 산사는 이날 하루 특별한 공연장이 됐다.

완주 백화도량 종남산 송광사에서 19일 ‘2026 송광백련 나비채 음악회’가 열렸다. ‘나누고 비우고 채운다’는 뜻을 품은 ‘나비채’답게 음악회에 앞서 사찰음식을 함께 나누며 행사의 문을 열었다.

지난 2011년 시작해 올해로 16년째를 맞은 나비채 음악회는 사찰음식과 클래식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송광사의 대표 문화행사다. 절이라는 공간과 클래식 음악이 만나면서 일반 공연장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나비채 만찬

본격적인 음악회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의 연주로 펼쳐졌다. 서울대 음대 홍석원 교수가 지휘봉을 잡았고 피아니스트 이진상과 오르가니스트 최호영이 협연자로 무대에 섰다. 첼리스트 강효정은 음악감독이자 연주자로 함께했다.

첫 곡은 폴 뒤카의 발레 ‘라 페리’를 위한 팡파르. 힘차게 뻗어 나가는 관악의 울림이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중 ‘바카날레’가 경쾌하면서도 강렬한 리듬으로 열기를 더했다.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G단조에서는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호흡을 주고받았다. ‘죽음의 무도’에 이어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가 흐르면서 선율은 한층 서정적으로 바뀌었다. 특히 ‘백조’의 유려한 첼로 선율은 산사의 고요한 풍경과 맞물리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익숙한 영화음악도 관객과의 거리를 좁혔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콘필드 체이스’가 연주되자 클래식 중심의 무대에 한층 친숙한 색채가 더해졌다.

나비채 만찬 참석자들이 사찰음식을 함께 나누고 있다.

공연의 마지막은 생상스의 교향곡 제3번 C단조 ‘오르간’이 장식했다.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음향에 오르간의 깊은 울림이 더해지며 음악회는 절정에 이르렀다.

팡파르로 시작해 피아노와 첼로, 영화음악을 지나 오르간까지 이어진 프로그램은 서로 다른 음색과 매력을 차례로 펼쳐 보였다.

이날 음악회는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음식을 나누고 잠시 일상을 비운 뒤 음악으로 마음을 채우는 과정 자체가 ‘나비채’라는 이름과 맞닿았다.

산사의 고요와 사찰음식, 클래식 선율이 어우러진 송광사의 가을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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