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북구갑 보선 카드 부상…당청 엇박자 노출
하정우 "지금은 아니다"…출마엔 선 긋고 여지
李 "넘어가면 안 돼" 발언에도 與 공개 구애 지속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4.9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차출론이 제기된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9일 "청와대에서 더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를 둘러싼 차출론에 대해 재차 선을 그은 것이다.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도 공개석상에서 "작업 들어온다고 넘어가면 안 된다"며 사실상 제동을 걸었지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출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하 수석을 둘러싼 당청 간 '엇박자'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하 수석은 이날 데일리한국에 전한 메시지에서 "당분간 청와대에서 더 일하고 싶다"며 "지금 하는 일을 이어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 수석은 "선거 경쟁력과 지역 전략 차원에서 당의 요청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출마가 확정적이라는 해석은 과도하다"며 "이건 제가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께서는 이런 요청들을 포함해 지역 균형발전 등 더 큰 관점에서 판단하실 것"이라며 "대통령 판단이 없는 상황에서 참모가 먼저 '한다, 안 한다'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참모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의 요청이 있다는 것과 실제 출마가 결정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정치 참여 가능성은 완전히 닫지 않았다. 하 수석은 "2~3년 이후, 2028년 총선 시점에서는 고향에 기여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중장기적 가능성은 열어둔 셈이다.
◆ 李대통령 "넘어가면 안 돼"…정청래 "당에서 필요"
이 대통령도 같은 날 공개석상에서 하 수석의 현직 수행에 무게를 두는 듯한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하 수석을 향해 "하 GPT, 요새 이렇게 할 일이 많은데 누가 작업 들어오는 것 같은데?"라고 언급했다. 이어 "작업 들어온다고 넘어가고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하 수석은 이에 "할 일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하GPT'는 AI 전문가인 하 수석을 지칭하는 이 대통령의 애칭이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이 언급한 '작업'을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차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직접적인 지시나 교통정리를 하진 않았지만, 공개석상에서 "할 일이 많다"고 강조한 점은 현 시점에서 하 수석의 청와대 역할 수행에 무게를 둔 메시지로 읽힌다. 동시에 이는 당의 차출 움직임에 대한 우회적 경고로 해석된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차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 중인 정 대표는 이날 전남 여수 서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얼마나 소중한 가치가 있는 분이면 당에서 요청하겠느냐"며 하 수석의 부산 북구갑 출마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는 "당의 요청에 넘어가지 말라고 농담으로 말씀하신 것 아닌가"라며 "그럼 저도 농담으로 말하겠다"고 응수했다. 이어 "하 수석이 국민에게 희망과 미래 비전을 보여줄 적임자"라며 "당에서 그만큼 필요한 인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 대표는 하 수석에 대해 "삼고초려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출마 요청도 예고한 바 있다.
부산 북구갑은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에 따라 보궐선거가 치러질 수 있는 지역으로,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부산 18석 가운데 유일하게 승리한 지역구다. 상징성과 확장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지역으로, 당 입장에서는 경쟁력 있는 외부 인사 투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PK(부산·경남) 지역에서의 정치적 확장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인지도와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전면에 내세울 필요성이 크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 수석이 출마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현직 수행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았음에도 당 지도부가 차출론을 이어가면서 당청 간 미묘한 온도차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산 출신인 하 수석은 구덕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공대 컴퓨터공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했으며, 네이버에서 AI 연구를 이끌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AI미래기획수석으로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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