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버스 하우스’ 공방 격화
황희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사과
ISA·ETF 등 민생 경제 전반 대치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안한 ‘폐버스 개조 청년 임시주거(버스하우스)’ 구상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청년을 조롱하고 모욕하는 정책”이라며 정부·여당의 부동산 국정 기조 전체로 비판 전선을 확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논란 차단에 주력하는 한편 주택 공급 절벽의 책임을 이전 정권과 야당으로 돌리며 관련 법안의 속도감 있는 처리를 강조했다.
황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폐기되는 버스를 리모델링해 대학가 청년들에게 단기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 “청년 주거난의 현실과 동떨어진 발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황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본 의도와 달리 청년세대와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와 실망을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청년들이 현장에서 직면한 주거 문제의 엄중함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정됐던 기자간담회도 취소했다.
여당의 공식 사과에도 야당의 공세는 매서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년에게 폐버스에서 살라는 이야기를 하지 말고 민주당 당사, 민주당 국회의원 사무실부터 폐버스로 옮기길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정점식 원내대표 역시 “청년을 향한 조롱”이라며 “대출 규제와 세금 중심의 부동산 정책 기조부터 전면 폐기하고 내각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미래인 청년들을 거지, 난민 취급하는 허망한 아이디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황 의원 개별 아이디어에 선을 그으며 조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는 “당 차원의 정책이 아니며 실현 가능성도 없다”고 해명했고,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닥치고 사과해야 한다”며 엄정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부동산 공급 차질의 책임을 전 정권에 돌리며 맞불을 놓았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시정, 그리고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의 무능함이 현재의 공급 절벽을 초래한 주범”이라며 “국민의힘의 몽니로 주택 공급 후속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발목 묶여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도시정비법, 공공주택특별법 등 주택 공급 법안을 오는 13일 본회의에서 신속 처리해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한편 여야의 대립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손실 파문 등 민생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야당은 정책적 졸속과 유체이탈식 국정 운영을 문제 삼아 특검과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여당은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실효성 있게 재정비하겠다며 맞서고 있어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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