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17일 대전 유성구 DCC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대전=오승현 기자 2026.08.17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지원을 전면에 내세우며 ‘김민석 체제’의 막을 올렸다. 당청 관계 복원을 취임 일성으로 내세우고 ‘5극3특’과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에 당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친청계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당내 결속을 회복하는 것도 새 지도부의 과제로 꼽힌다.
김 대표는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당 대표로 당선된 뒤 수락 연설을 통해 “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 주권 정부의 성공을 위해 뛸 것이다. 그 성공이 국민의 성공이기 때문”이라며 “정청래, 송영길도 함께 뛴다. 장을 넓게 열고 모시겠다”고 말했다. 당청 관계 복원을 통한 국정 동력 확보와 당내 갈등 수습 등 당면 숙제에 대한 고민을 담은 함축적인 발언이다. 그는 “전대 기간 약속한 것을 모두 지키겠다”며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황금시대로 함께 가자. 낙오 없이, 소외 없이, 차별 없이 함께 가자”고 당부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김 대표가 선거 기간과 취임 일성에서 거듭 ‘당청 관계’를 강조한 것은 당청 간 엇박자가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전임인 정청래 전 대표는 친명(친이재명)계를 표방하면서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보다 개혁 법안 처리에 집중해 당청 간 충분한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재명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당심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 체제에서는 당의 운영 방향도 전임 지도부의 ‘개혁 완수’에서 산업·민생 지원 등 경제 분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ABCD 성장 전략을 제가 짰다”며 “이번에는 민주당의 ABC 플랜이다. 막고 사는 민생 정치(Affordabliity), 크고 넓은 더 센 정치(Broad), 유능한 정치(Competence)”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5극3특’을 중심으로 한 지방균형발전에 대한 당 차원의 지원 또한 강화할 방침이다. 경선 기간 지방주도성장과 3대 메가프로젝트를 당선 직후 추진할 제1호 과제로 제시한 것도 이 같은 구상의 일환이다. 김 대표는 당선 후 연 비공개 최고위를 통해 19일 부산에서 최고위를 열기로 결정했다.
김 대표는 이번 당권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2028년 총선 공천권이라는 막강한 권한과 상징성도 확보하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 경쟁에서도 유력 주자로 부상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한층 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친명계 재선 의원은 “차기 공천권이 ‘명심’에 있지 않다는 뉘앙스를 줄 경우 의원들을 붙잡아 놓을 힘이 급격하게 약화하면서 집권 중반부에 레임덕을 겪을 우려가 있었다”며 “최소한 당에서부터 대통령의 힘이 약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고 당내 안정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게는 당면한 과제도 산적했다. 가장 먼저 이번 전대 기간 동안 극심하게 불거진 당내 갈등을 잠재우는 게 급선무다. 이번 전대를 통해 당 대표 선거는 이겼지만,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선출직 5자리 중 친명계가 2자리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번 전당대회 선출 결과를 숫자로만 보면 ‘3대 3’이다. 당내 계파 간 이견이 분출할 경우 지도부 동맥경화가 불가피해지는 만큼 원만한 이견 조율이 필수적이다.
정책적으로는 최근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 저하를 초래한 각종 정책에 대한 여론 환기와 정책 보완이 과제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감이 예사롭지 않고,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에 대한 국민 반대 여론도 큰 상황이다. 중앙선관위 선거 부정과 이 대통령발 개헌 논란을 두고 극심하게 반발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설득해 국회 운영에 협조하도록 해야 하는 숙제도 남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전당대회 후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존중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실질적인 김 대표의 첫 시험대는 내년 4월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는 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비해 “필승 판 메이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치러지는 강원 강릉의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예정돼 있다. 김 대표는 이 선거를 통해 당 대표 ‘재신임’을 묻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당 수석대변인으로 재선의 박성준 의원, 비서실장에 초선의 김태선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 후 곧장 호우 피해를 겪은 경남 거제로 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현장에서 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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