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리얼의 증강현실 스마트 안경 ‘엑스리얼 원S(XREAL 1S)’. / 사진=이가영 기자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으로 잘 알려진 중국 엑스리얼(Xreal)이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현지화 마케팅과 콘텐츠·유통 전략을 앞세워 초기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모바일 생태계가 견고한 시장이지만 스마트 안경(글래스)은 아직 대중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성장 여지가 크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시장 개화 본격…中 주도 속 선점 경쟁 격화
1일 서울 강남구 레드버튼 컬쳐스테이지에서 열린 '엑스리얼 신제품 발표 체험회'에서 양영화 엑스리얼코리아 매니저는 "엑스리얼 코리아는 단순히 글로벌 제품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경험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하는 조직"이라면서 "올해 콘텐츠·마케팅·판매·서비스 등 4개 영역에서 현지화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엑스리얼의 이 같은 공격적 행보는 올해를 기점으로 폭발할 인공지능(AI) 스마트 안경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AI 글래스 출하량이 올해 1000만 대를 넘어선 뒤 연평균 47%씩 성장해 2030년 35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 가운데 IDC는 올해 세계 AI 안경 출하량에서 중국 업체 비중이 4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대비 56.3% 늘어난 규모다. 중국 정부의 파격적인 구매 보조금 지원과 성숙한 제조 공급망을 등에 업은 가격 경쟁력이 글로벌 점유율 확대의 핵심 동력으로 분석된다.
1일 서울 강남구 레드버튼 컬쳐스테이지에서 열린 ‘엑스리얼 신제품 발표 체험회’에서 양영화 엑스리얼코리아 매니저가 신제품인 ‘엑스리얼 원S(XREAL 1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이가영 기자
엑스리얼은 이미 한국 시장에서 상당한 데이터와 성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0년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LG유플러스와 함께 세계 최초 상용 AR 안경인 '엔리얼 라이트'를 선보이며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개발자 생태계를 확장하고 콘텐츠와 설루션 협력을 지속해왔고 2022년에는 '엔리얼 에어'를 발매해 예약구매와 일반 판매 초도 물량을 모두 완판시키며 AR의 대중화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엑스리얼 원', '엑스리얼 원 프로','엑스리얼 아이'를 이따라 선보이며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군을 확장해 왔다.
엑스리얼은 삼성이 AI 스마트 안경 출시를 준비 중인 골든타임을 공략 시점으로 잡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카메라와 마이크·스피커를 탑재한 AI 기반 스마트 글래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은 얼리어답터 층이 두텁고 IT 인프라가 발달해 스마트 안경 활용에 최적화된 시장이지만 아직 지배적인 하드웨어가 등장하지 않은 상태다. 삼성 텃밭에서 선제적으로 표준을 제시해 상징적 의미와 실리를 동시에 챙기겠다는 계산이다.
가격 낮추고 경험 높이고…현지화 전략 본격화
이를 위해 엑스리얼은 콘텐츠와 마케팅 등 현지화에 집중한다. 양 매니저는 "국내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모바일 콘텐츠, 게임 등 한국 소비 패턴에 맞춘 경험을 확장하고 AI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며 "생소한 기술인 만큼 팝업 스토어와 매장 이벤트 등 체험형 마케팅을 통해 사용자 저변을 직장인과 게이머 등 일반 대중으로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유통과 서비스 전반에서도 접근성 확대에 나선다. 현재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판매 중심에서 쿠팡 등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온·오프라인 전반으로 유통을 넓힐 계획이다.
양 매니저는 이어 "프로모션과 번들 구성, 체험 기회를 통해 제품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며 "국내 사용자 환경에 맞춘 고객 지원 체계와 사용 가이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단순 판매를 넘어 경험을 완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된 신제품 '엑스리얼 원S(XREAL 1S)'는 대중화 전략의 핵심 병기다. AR 안경을 처음 접하는 사용자도 별도 설정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그간 사용자들이 지적해온 멀미와 공간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집중했다.
서울 강남구 레드버튼 컬쳐스테이지에서 열린 ‘엑스리얼 신제품 발표 체험회’ 현장. /사진=이가영 기자
독자 개발한 공간 연산 프로세서 'X1 칩'을 탑재해 화면을 특정 공간에 고정하는 '네이티브 3도프(3DoF)' 기능을 구현했다. 화면이 시선을 따라다니는 기존 방식 대신 실제 스크린처럼 허공에 고정돼 안정적인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별도의 앱 설치도 필요없다. 또한 2D 영상을 실시간으로 3D로 변환하는 기능을 지원해 유튜브나 게임 등 기존 콘텐츠의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디스플레이 밝기와 음향, 렌즈의 전자 변색 기능 등을 기기 자체에서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편의성도 높였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가격이다. 엑스리얼 원S의 국내 출고가는 65만원으로 책정됐다. 80만원을 상회하던 기존 하이엔드 라인업이나 수백만 원대 XR 기기와 비교해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다는 평가다. 고가 위주의 초기 시장에서 보급형 엔트리 모델을 제시해 시장의 기준점을 엑스리얼로 맞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혁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기존 안경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대체하느냐와 가격 접근성"이라며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참전하기 전 엑스리얼이 보급형 제품으로 닦아놓은 가격과 성능의 기준점이 향후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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