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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UNIST 부설 과학영재학교, 주도권 놓쳐선 안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결코 하루아침에 울산에 들어선 대학이 아니다. 울산시와 울주군, 그리고 시민들이 오랜 세월 막대한 재정과 행정적 역량을 쏟아부어 일궈낸 대표적인 미래 자산이다.

구글 선호출처 추가

김종훈 UNIST 부설 영재학교 울산유치 추진위원장·국민의힘 전 울산시의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결코 하루아침에 울산에 들어선 대학이 아니다. 울산시와 울주군, 그리고 시민들이 오랜 세월 막대한 재정과 행정적 역량을 쏟아부어 일궈낸 대표적인 미래 자산이다. 대한민국 산업 수도 울산이 단순한 제조업 기지를 넘어 첨단 연구와 과학기술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단행했던 가장 전략적인 투자였다.

그런데 지금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 중인 '과학기술원 부설 과학영재학교 지정·전환 공모'를 바라보는 울산 시민과 학부모들의 마음은 더없이 무겁다. 이번 공모는 단순히 우수한 학교 하나를 더 신설하는 지엽적인 사업이 아니다. 과기원의 최고급 교수진과 최첨단 연구시설을 직접 연계해 완전히 새로운 영재교육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 인재가 타지로 유출되지 않고 고향에서 성장할 튼튼한 토대를 놓는 백년대계다. 동남권 과기원인 UNIST를 연계 축으로 삼는 울산과 경남의 경쟁은, 향후 수십 년간 동남권 과학교육의 주도권을 어디가 쥘 것인가를 가르는 중차대한 승부처다.

경남을 비롯한 타 지자체는 이미 확보된 과학교육 시설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존 과학고를 영재학교로 전환하는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왔다. 반면 울산은 기존 울산과학고의 전환 대신 다른 학교를 활용하는 우회로를 우선 검토하면서 시간을 허비해 왔다. 학생과 교직원 수용 문제, 시설 리모델링 시기, 임시 개교 등 산적한 과제로 인해 정부가 못 박은 개교 일정과 수준을 맞출 수 있을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제 울산은 망설임을 멈추고 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과거의 주입식 과학교육 문법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미래형 연구·융합 교육으로 도약할 것인가. 오늘날 미래 과학기술 인재에게 절실한 것은 단순 교과 진도의 속도가 아니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연구실에서 실패를 거듭하며 다학제적 융합으로 현실 문제를 풀어내는 역량이다. 과기정통부가 이번 부설 영재학교에 교수진 심화 지도, 창의연구(R&E), 프로젝트 학습(PBL)을 필수 요건으로 내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울산과학고를 UNIST 부설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하자는 것은 과학고를 폐지하자는 뜻이 결코 아니다. 오랜 시간 축적된 수학·과학 교육의 노하우 위에 UNIST의 연구실, 첨단 장비, 대학 수준의 연구 프로그램을 결합하여 한 차원 높은 명문 교육기관으로 전면 진화시키자는 현실적인 제안이다.

물론 전국 단위 모집에 따라 울산 학생들의 입학 문호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단순한 정원 숫자라는 '입력'에 매몰되기보다, 학생들이 얼마나 탁월하게 성장하는가 하는 '결과'를 직시해야 한다. 동시에 학교의 수준은 전국 최고로 끌어올리되, 울산 학생 40~45명 수준의 선발 기회를 보장하는 지역인재 전형 쿼터를 중앙정부와 적극 협의해 관철하면 된다. 나아가 영재학교의 혜택이 소수 합격자에게만 머물러서도 안 된다. UNIST 교수진과 영재학교 인프라가 관내 일반 초·중·고교 학생들의 창의연구 지원, AI 캠프, 교원 심화 연수로 스며드는 '울산 과학교육 확산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교육은 젊은 부모의 정착과 인재 유출 방지를 가르는 가장 핵심적인 정주 여건이다. 울산에 이미 자리 잡은 세계적 과학 자산 UNIST를 울산 교육에 직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공모 마감 시계는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기존 제도를 유지하는 안전제일주의는 도시의 미래를 갉아먹는 무책임한 방관이다. 울산시, 울산교육청, UNIST는 '원팀'으로 총력 대응해야 한다. 더 이상 머뭇거리며 주도권을 빼앗길 여유가 없다. 지금은 관망이 아닌 담대한 미래를 선택할 골든타임이다.

김종훈 UNIST 부설 영재학교 울산유치 추진위원장·국민의힘 전 울산시의원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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