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 속 1분기 영업이익 40조원 돌파와 70% 안팎 이익률 달성 가능성
-연간 영업이익 250조원 전망 속 MS·구글 추월, 글로벌 톱5 진입 가시권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연합뉴스
[뉴스로드]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조원을 기록한 가운데, ‘양대 산맥’인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감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 급등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앞세워 SK하이닉스가 1분기 영업이익 40조원을 돌파하고, 대만 TSMC를 가볍게 제치는 7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3일 2026년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5곳의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은 53조250억원, 영업이익은 37조8천26억원으로 추정된다. 직전 분기인 2025년 4분기 영업이익 19조1천696억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슈퍼사이클이 단기 반등을 넘어 장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제시했던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흥국증권(40조1천억원), 키움증권(40조3천억원), DS투자증권(39조500억원), KB증권(40조800억원) 등은 일제히 40조원 안팎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내놨다. 범용 D램 가격 급등과 HBM 판매 확대에 더해,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대규모 인공지능(AI) 서버 구축으로 기업용 SSD 수요가 폭발하면서 낸드 플래시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증가 속도는 1분기를 기점으로 가속 구간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메모리 가격의 구조적 상승 흐름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률이 60% 후반에서 많게는 70%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이는 1만원어치 제품을 팔 때 7천원의 이익을 남기는 수준으로, 제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수치다. 전망대로라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인 TSMC의 영업이익률을 앞서게 된다.
TSMC는 반도체 업계에서 ‘수익성의 기준점’으로 불릴 만큼 압도적인 이익률을 자랑해왔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 4분기 5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같은 기간 TSMC의 54%를 4%포인트 차이로 웃돌았다. 올해 1분기 TSMC가 제시한 영업이익률 가이던스(54∼56%)를 감안하면, 실제 실적 발표 시 두 회사 간 이익률 격차가 최대 20%포인트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같은 수익성 급등의 배경에는 메모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가격 협상력이 공급업체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고, 이에 따라 마진이 극대화됐다는 것이다. 특히 그간 실적을 견인해온 HBM을 넘어, 범용 D램의 수익성 개선과 판매 확대가 이번 ‘어닝 서프라이즈’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범용 D램의 2026년 1분기 계약 가격은 전 분기 대비 90∼95% 상승한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HBM보다 범용 D램 마진이 더 높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라며 “제조업에서 영업이익률 30%도 이례적인데, 70%라는 숫자는 그만큼 압도적인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가격 협상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통상 범용 D램은 DDR5, LPDDR5X, GDDR7 같은 최신 제품부터 DDR4 등 구형 제품까지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실상 HBM을 제외한 대부분의 D램을 지칭한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체 D램 출하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수준이며, 나머지 70%는 범용 제품이 채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용 제품군의 가격과 마진이 동반 상승하면서 실적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250조원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 경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영업이익 기준 세계 상위 5위권 진입도 유력하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김 연구원은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로 전년(약 47조원) 대비 5배 증가한 251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마이크로소프트(5위·245조원), 구글 알파벳(6위·240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글로벌 영업이익 순위 4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얼마나 지속될지, 또 경쟁사들의 증설과 기술 추격이 언제 본격화될지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40조·이익률 70%’ 시대가 일시적 정점이 될지, 새로운 기준점이 될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까지의 시장 구조와 수요 전망만 놓고 보면, SK하이닉스가 메모리 패러다임 전환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거의 없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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