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주가가 최근 약세를 보인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 추진이 추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사진 제공=마이크론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론 주가는 지난 1월에만 50% 가까이 급등하며 연초를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메모리 업황에 대한 우려와 이란 전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3주 전 기록한 고점 대비 약 20% 하락했다. 또 지난달에는 약 4년 만에 가장 부진한 월간 성적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미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신청서를 에 제출했다. 이번 거래 규모는 최대 100억달러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사될 경우 해외 기업 중 최대 규모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또한 마이크론 외에도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D램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생기게 된다.
뉴욕 소재 헤지펀드 아몬트파트너스의 롭 리 공동대표는 "현재 SK하이닉스가 더 낮은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단기 투자 자금이 마이크론에서 SK하이닉스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론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뒤처져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글로벌 매출의 57%를 차지했는데 이는 마이크론 점유율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마이크론 주식은 SK하이닉스보다 높은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 에어리얼인베스트먼츠의 테드 맨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두 기업의 격차에 대해 "마이크론은 세계 최대 주식시장에 상장된 유일한 D램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4배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평균치인 20배에 비해서는 크게 낮다. 또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으로 두 기업 간 밸류에이션 격차는 좁혀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이 마이크론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퀴티아머인베스트먼츠의 조 티게이 포트폴리오매니저는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약간 다각화하려는 목적이라면 단기적으로 마이크론 보유 비중을 일부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으로 두 회사의 펀더멘털이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두 종목이 비슷한 흐름으로 거래될 가능성도 높다.
티게이는 "결국 중요한 것은 두 회사가 얼마나 좋은 실적을 내고 성장 궤도를 이어가느냐 여부"라며 "한 분기 안에 의미 있는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졌던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를 따라잡으며 이익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싱가포르 헤지펀드 피보나치자산운용의 윤정인 대표는 "앞으로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HBM 칩에 대한 수요는 매우 강하고 시장은 이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마이크론이 수혜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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