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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우정민 기자] 일본 제약·의료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R&D 경쟁력 격차, 고령화 재정 압박, 약가 제도 개편이라는 세 축의 변화가 동시에 맞물리면서다.
유럽제약산업협회 일본 법인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2023년까지 제약 R&D 투자 증가율은 중국 794.0%, 미국 87.6%, 유럽 75.4%인 반면 일본은 20.6%에 그쳤다.
미국연구제약공업협회 자료에서도 중국 본사 기업이 전 세계 임상시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 5%에서 현재 30%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투자를 소폭 늘리는 사이 경쟁국들은 이미 몇 배의 격차를 벌려놓은 셈이다.
R&D 경쟁력 약화만이 아니다.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부담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재정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일본 재무성 산하 재정제도등심의회는 70세 이상 고령자의 의료비 자기 부담 비율을 현행 소득별 10~30%에서 일률적인 30%로 인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일본의사회 마쓰모토 요치로 회장은 지난 5월 13일 기자회견에서 공비 부담 축소에만 집중하는 정부 기조에 공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우려의 근거는 분명하다. 2022년 75세 이상 고령자 본인 부담률을 20%로 올렸을 당시, 후생노동성의 예측을 웃도는 2.0~4.1%의 수진 억제 현상이 실제로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초기 진료 지연이 병의 중증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재정 압박은 2026년을 기점으로 한 약가 제도 개편으로도 이어진다. 오리지널 대비 50~70% 수준으로 책정되던 위임형 제네릭(AG)의 약가가 오리지널과 동일한 가격으로 전면 조정되고, 그동안 저분자 제네릭에만 적용되던 'G1 약가 규정'이 바이오의약품까지 확대된다. 바이오시밀러 진입 5년 후에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도 대체율과 무관하게 같은 규정을 적용받게 되는 등 제도 전반에 걸쳐 굵직한 변화가 예고돼 있다.
거센 제도 변화 속에서도 의료 현장은 AI와 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헬스테크 기업 유비(Ubie)에 따르면 대학병원 10곳 이상을 포함해 전국 100여 개 병원에 생성형 AI가 도입됐으며, 류큐대학병원 등에서는 임상 연구 업무 효율이 2.33배 향상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지난 13~14일 후생노동성·경제산업성 후원으로 열린 'Ubie Pharma Summit 2026'에서는 전자의무기록과 개인건강기록 간의 단절을 기술로 통합해 환자 중심 의료 환경을 구축하려는 산업계 차원의 논의가 이틀간 이어졌다.
고령화로 인한 구조적 재정 압박과 혁신 기술 도입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일본 의료 산업 생태계가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지 귀추가 주목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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