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

PD와 PD의 대결…기획력 자체가 콘텐츠 되는 시대[SS연예프리즘]

나영석 PD와 ‘채널십오야’ 막내 PD가 계급장을 떼고 맞붙었다. 카메라 뒤에 있던 제작진의 기획력과 감각이 그대로 콘텐츠가 됐다. 시청자는 연출자의 이름을 모른 채 재미만으로 선택했다.

연예 | 방송

PD와 PD의 대결…기획력 자체가 콘텐츠 되는 시대[SS연예프리즘]

2026-07-13 18:30:00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나영석 PD와 ‘채널십오야’ 막내 PD가 계급장을 떼고 맞붙었다. 카메라 뒤에 있던 제작진의 기획력과 감각이 그대로 콘텐츠가 됐다. 시청자는 연출자의 이름을 모른 채 재미만으로 선택했다.

유튜브 채널 ‘채널십오야’는 최근 ‘나영석 VS 막내 PD’ 블라인드 예능 배틀을 선보였다. 경력 26년 차 베테랑 PD와 2001년생 막내 PD가 같은 출연자를 두고 각자 하나의 콘텐츠를 기획·연출하는 방식이다. 1차 대결의 주인공은 에스파 카리나였다. 두 PD는 기획안부터 전화 인터뷰, 촬영 구성까지 직접 맡았다.

1차 대결의 주인공은 에스파 카리나였다. 나영석 PD는 종이와 펜만으로 아이디어를 냈고, 막내 PD는 AI를 활용해 기획을 구체화했다. 베테랑의 현장 감각과 신세대 제작 방식이 맞붙은 셈이다.

공개된 콘텐츠는 ‘현실에서 카리나인 내가, 이세계에선 21살 지민이?’와 ‘멧갈라 말고 맷돌갈라’였다. 전자는 웹소설과 게임 문법을 섞어 카리나의 다른 얼굴을 꺼냈고, 후자는 카리나가 에그이즈커밍 사옥 옥상에서 이명한 PD와 콩국수를 만드는 생활형 예능이었다.

시청자들의 추측은 엇갈렸다. 상당수는 이세계물 감성의 콘텐츠를 막내 PD 작품으로, 콩국수 콘텐츠를 나영석 PD 작품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정체가 공개되자 반전이 나왔다. 이세계물은 나영석 PD가, ‘멧갈라 말고 맷돌갈라’는 막내 PD가 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는 나영석 PD의 근소한 승리였다.

2차 대결은 박명수와 정준하가 주인공이었다. 두 사람은 ‘무한도전’ 시절부터 ‘하와수’로 불리며 티격태격 케미를 만들어온 조합이다. 카리나 편이 새로운 스타의 얼굴을 꺼내는 실험이었다면, 박명수·정준하 편은 예능 팬들에게 익숙한 조합을 현재의 유튜브 문법 안에서 다시 작동시키는 시도였다.

공개된 콘텐츠는 ‘내 친구의 악플을 소개합니다’와 ‘실시간 추적 LIVE 술래잡기’였다. 전자는 오래된 친구 사이에서 가능한 독한 농담과 투덜거림을 앞세웠고, 후자는 ‘무한도전’의 대표 문법이었던 추격전의 향수를 건드렸다. 박명수와 정준하가 서로를 몰아붙이고 받아치는 방식은 새롭다기보다 익숙했지만, 그 익숙함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반응을 끌어냈다.

무엇보다 이번 배틀은 기획의 힘에 따라 같은 출연자도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카리나라는 한 명의 출연자는 이세계물 콘셉트 안에서는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주인공이 됐고, 옥상 콩국수 콘텐츠 안에서는 생활형 예능의 자연스러운 캐릭터가 됐다. 박명수와 정준하 역시 마찬가지다. 악플 토크에서는 오래된 친구 사이의 독한 티키타카가 중심이 됐고, 술래잡기에서는 ‘무한도전’식 추격전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결국 출연자의 매력은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판을 짜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로 드러난다.

이 점에서 ‘나영석 VS 막내 PD’는 단순한 조회수 대결이 아니라 예능 기획력의 실험에 가깝다. 유명 출연자를 섭외하는 것만으로 콘텐츠가 완성되는 시대는 지났다. 같은 사람을 두고도 어떤 설정을 부여하고, 어떤 장소에 세우고, 어떤 관계를 붙이고, 어떤 리듬으로 편집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번 배틀은 예능의 성패가 출연자 개인의 화제성뿐 아니라 그 화제성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