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NH저축은행이 정치 개입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신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NH저축은행은 법적 결격 사유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도덕적으로 적합한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저축은행은 이달 초 강 전 청장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임명했다. 임기는 지난 1일부터 오는 2028년 4월 30일까지 약 3년이다.
경찰대 2기 출신(1964년생)인 강 전 청장은 제20대 총선(2016년) 당시 친박(親朴) 계열 후보를 돕기 위해 청와대 정무수석실과 손잡고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그가 경찰청 정보국 직원들을 동원해 선거 판세를 파악하고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것이었다.
대법원은 이후 2024년 3월 이 혐의에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또한, 2012년부터 4년간 정부 비판 세력을 사찰한 혐의에도 별도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강 전 청장은 같은 해 광복절 특사로 복권됐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유죄 전력이 있는 인물을 감사위원에 앉힌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강 전 청장은 NH저축은행 사외이사직 외에 경림테크 고문으로도 근무 중이다.
NH저축은행 측은 "강신명 사외이사는 농협금융과의 이해상충 소지가 있는 거래 관계가 전혀 없으며, 법학 전공과 사법행정 석사 학위, 경찰 공무원 경험 등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한 사외이사 요건을 충족한 것을 확인하고 선임했다"고 밝혔다.
비판이 집중되는 건 감사위원이라는 자리의 성격 때문이다. 감사위원은 경영진을 견제하고 내부통제를 책임지는 직책이다. 재무제표 신뢰성 확보부터 준법 경영 감시까지 금융사 지배구조의 핵심 기능을 맡는 만큼, 구성원의 도덕성과 독립성에 대한 기준도 다른 직책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NH저축은행 측의 법적 결격 사유가 없다는 점은 납득이 된다. 복권된 강 전 청장은 현행법상 금융사 임원 결격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법적 요건을 충족한다고 해서 도덕적으로도 적합한 인사냐는 건 별개의 문제다.
한 금융권 담당자는 "금융당국이 사외이사의 자격 요건과 관련해 법령상 결격 사유 외에 금융회사 스스로의 자율적 판단과 책임을 강조해온 터라 이번 선임이 그 취지에 부합하는지를 놓고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NH저축은행은 농협금융지주의 계열 저축은행으로 농협이라는 공적 브랜드를 등에 업고 있다. 따라서 인사 결정에 더욱 엄격한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는 시각 역시 크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농업인과 서민 금융 지원이라는 설립 취지를 갖고 있어 계열사의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치가 일반 민간 금융사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라며 "이번 인사가 농협금융 전체의 지배구조 신뢰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