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린텍과 협력
하반기 발사 통해 고장 진단·대응 검증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우주 환경에서 인공지능(AI)의 자율 판단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기술 실증에 나선다.
위성 AI 실증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사진 중앙 좌측은 서현석 KAI 위성연구실 상무, 중앙 우측은 윤학순 스페이스린텍 대표이사. KAI 제공
23일 항공우주 업계에 따르면 KAI는 지난 20일 스페이스린텍과 '큐브위성 AI 실증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은 대전연구센터에서 열렸으며,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KAI가 자체 개발한 고성능 AI 모듈을 큐브위성에 탑재해, 우주 궤도상에서 위성의 이상 상태를 스스로 진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데 있다. 해당 큐브위성 플랫폼은 스페이스린텍과 연세대가 공동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중 AI 모듈을 탑재한 큐브위성을 실제 우주로 발사해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프로젝트에서는 위성의 메인 컴퓨터(OBC)의 지시 없이 AI가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상태를 판단하고 대응 방안을 도출하는 'AI 온보드 프로세싱' 기술을 집중적으로 검증한다.
실증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먼저 지상국에서 특정 고장 신호를 위성으로 보내면, AI 모듈이 이를 감지해 발생 가능한 고장 원인과 범위를 분석한다. 이후 최적의 대응 방안을 도출해 기술 보고서를 생성하고, 이를 다시 지상국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이는 가상의 고장 상황을 부여해 AI 알고리즘의 신뢰성을 점검하는 과정으로, 향후 위성이 지상의 개입 없이 스스로 운영되는 '완전 자율운영 위성'으로 발전하기 위한 핵심 단계로 평가된다. 현재 대부분의 위성은 이상이 발생하면 지상국에 데이터를 보내고, 분석 결과와 조치 지시를 받아 대응하는 구조다. AI 기반 자율 대응이 가능해질 경우 통신 비용 절감은 물론, 실시간 의사결정에 따른 대응 속도 향상이 기대된다.
KAI는 위성 체계종합업체로서의 경험에 항공기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고장 예측 및 예지정비 기술을 접목해 AI 모듈을 개발했다. 위성 운영 중 발생 가능한 다양한 고장 시나리오를 학습시켜 자율 판단 능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당 AI 모듈에는 국내 스타트업 모빌린트의 신경망처리장치(NPU)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국방 반도체 자립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증이 성공할 경우 KAI가 향후 개발하는 위성 시스템 전반에 AI 기반 자율운영 기술이 표준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초소형 위성의 군집 운영이 본격화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서, 자율성 확보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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