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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K-AI' 법률·게임·뷰티·스타트업 등 산업 현장으로 확산

국내 리걸테크 산업을 선도하는 로앤컴퍼니는 판례 검색과 법리 검토, 서류 초안 작성 등 변호사의 핵심... 모티프테크놀로지스가 합류하며 현재 4개팀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는 8월 진행될 2차 평가에서는...

'K-AI' 법률·게임·뷰티·스타트업 등 산업 현장으로 확산

박성래 업스테이지 NFM센터 연구원장.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구축 사업과 맞물려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독자 거대언어모델(LLM)이 산업 전반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18일 국산 AI 모델의 우수 사례를 알리기 위해 기획한 국내 AI 모델의 활용 사례는 K-AI가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실제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국내 리걸테크 산업을 선도하는 로앤컴퍼니는 판례 검색과 법리 검토, 서류 초안 작성 등 변호사의 핵심 업무를 지원하는(어시스턴트) 법률 AI 서비스 ‘슈퍼로이어(온프레미스 상품)’에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독자 AI모델(Solar Open)을 적용하고 현장 확산을 추진 중이다.

법률 영역은 고도의 전문성과 함께 철저한 데이터 보안이 요구되는 특수한 분야다. 이번 협력은 외부로 데이터가 유출되지 않는 ‘온프레미스(On-Premise)’ 형태로 공급돼 변호사들이 안심하고 기밀 자료를 다룰 수 있도록 돕는다.

방대한 판례 데이터 속에서 정확한 법리를 도출하고 복잡한 서류의 초안을 신속하게 작성하는 등 실질적인 법률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활발히 진행 중이며 향후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고품질 법률 AI 서비스로 자리매심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박성래 업스테이지 NFM센터 연구원장은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는 힘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며 “한국 AI의 저력을 증명하는 핵심 팀으로서 세상을 놀라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김현승 크래프톤 AI 응용연구실 PUBG 앨라이 개발 리드.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산 AI의 활약은 텍스트 중심의 법률 시장을 넘어 가상 세계의 콘텐츠 영역으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글로벌 게임 기업 크래프톤은 단순한 플레이를 넘어 유저와 깊이 교감하는 가상 캐릭터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플레이어와 교감하는 생생한 게임 캐릭터 ‘CPC(Co-Playable Character)’ 기술을 활용해 ‘PUBG 앨라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본 서비스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내 아케이드에서 베타 서비스 형태로 첫선을 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기존 게임의 NPC들이 정해진 대사와 규칙에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였다면 PUBG 앨라이는 유저의 상황을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배틀그라운드 게임 내 앨라이 모델(게임 캐릭터)의 한국어 소통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어와 문화 맥락 이해에 강점을 가진 ‘A.X K1’을 활용해 데이터 고도화를 진행했다.

언어 장벽과 문화적 이질감을 좁힌 국산 AI 기술 덕분에 유저들은 실제 사람과 팀플레이를 하는 듯한 높은 몰입감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승 크래프톤 AI 응용연구실 PUBG 앨라이 개발 리드는 “한국어와 문화 맥락 이해에 강점을 가진 SKT의 A.X K1을 활용해 PUBG 앨라이의 한국어 대화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며 “크래프톤은 게임 속에서 사람과 CPC가 보다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을 발전시켜 플레이어가 새로운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기술 파트너로 참여한 천성준 SKT Omnimodal Foundation Model팀 독파모 기술PM 역시 “A.X K1을 통해 다듬어지는 K-AI 기술이 K-게임 서비스와 콘텐츠 속 이용자 경험을 자연스럽게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어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SKT는 다양한 산업과 서비스 영역에서 K-AI가 사람들의 일상에 기여하도록 기술 고도화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 화장품 소재 개발 현장에 투입된 LG AI연구원의 AI 모델 엑사원 디스커버리 관련 이미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K-AI 기술은 아름다움과 건강을 책임지는 뷰티 산업의 깊숙한 연구실 안까지 파고들었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최첨단 AI 모델은 산업 생태계의 고질적인 시간 정체 구간을 혁신적으로 뚫어냈다. LG AI연구원의 AI 모델 ‘엑사원 디스커버리(EXAONE Discovery, 신물질 발굴 AI 모델)’는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소재 개발 현장에 전격 투입된다.

신물질 개발은 수많은 화학 물질을 직접 합성하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시간과 시행착오가 따르는 분야다. 하지만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대량의 분자구조와 화학 반응 데이터를 학습해 물질의 특성과 합성 결과를 예측하고 최적의 효능 소재를 찾아내는데 기존 22개월이 걸리던 과정을 단 하루로 단축했다.

연구원이 수작업과 반복 실험으로 보냈을 수십 개월의 세월을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데이터 추론을 통해 단숨에 뛰어넘은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의 뷰티·바이오 산업 R&D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상징적인 혁신 사례로 꼽힌다.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 모두의 챌린지 AX.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산 AI 기술은 개별 기업의 전유물로 머무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든든한 주춧돌 역할에도 한몫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은 NC AI가 개발한 독자 AI 모델을 기반으로 스타트업이 AI를 활용한 사업화에 도전하고 기업·산업 현장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한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고도의 고비용 AI 인프라와 기술적 진입 장벽에 막혀 도전을 주저했던 신생 기업들에게 이번 국산 파운데이션 모델 개방은 실질적인 돌파구가 될 예정이다.

실제 정부의 ‘모두의 챌린지 AX’ 사업 모집 공고에는 NC AI를 비롯한 다양한 K-AI 기업들의 기술력을 활용해 자체 솔루션을 고도화하려는 스타트업들이 대거 몰리며 뜨거운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생 협력은 창업의 문턱을 낮추고 민간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견인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공개된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의 다채로운 협력 성공 사례들은 오는 8월로 예정된 정부의 ‘독파모’ 사업 2차 평가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어 업계의 이목이 더욱 집중된다.

정부는 지난 1월 1차 평가를 거쳐 LG AI연구원, SKT, 업스테이지를 고도화 대상 기업으로 선정했고 이후 추가 공모를 통해 모티프테크놀로지스가 합류하며 현재 4개팀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는 8월 진행될 2차 평가에서는 단순히 기술적 지표를 측정하는 벤치마크 점수 외에도 이번 발표 사례들처럼 ‘실제 산업 현장에 얼마나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현장 적용 가능성)’와 ‘모델 자체의 독자성’이 핵심 배점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연말 3차 최종 평가를 거쳐 단 2개팀만을 선정해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공세 속에서 한국 AI 산업의 자생력을 증명하기 위한 기업들의 현장 도입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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