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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K우먼톡]내 전공의 허를 찌르는 '반전' 취업

졸업 후 꽤 오래 프리랜서 개발자로 일했던 A는 작년 하반기 국책은행에 취업했다. 컴퓨터공학과와 국책은행의 조합이 낯설었던 필자는 채용공고를 찾아보고 깜짝 놀랐다. 81명 모집에 경제·경영학 46명, 컴퓨터공학 15명이었다.

[K우먼톡]내 전공의 허를 찌르는 '반전' 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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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꽤 오래 프리랜서 개발자로 일했던 A는 작년 하반기 국책은행에 취업했다. 컴퓨터공학과와 국책은행의 조합이 낯설었던 필자는 채용공고를 찾아보고 깜짝 놀랐다. 81명 모집에 경제·경영학 46명, 컴퓨터공학 15명이었다. 국책은행이 모집 인원의 18.5%를 정보시스템 개발·운영직에 배정하다니 '금융권은 상경계'라는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올해 컴퓨터공학 티오(TO)는 11%로 작년보다 줄긴 했어도 법학보다는 많았다. IBK기업은행도 마찬가지. 2026년 신입행원 160명 중 18.8%인 30명이 IT·디지털 직군이었다. 컴퓨터공학과 졸업생들이 제조업, 금융업 등으로 다양하게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B는 화학 기업의 설비기술 직무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제조업에는 반드시 생산 설비가 있고, 설비를 도입하고 개선하는 엔지니어는 대개 기계공학과 출신이다. B도 학부 때는 "자동차 회사만 있는 줄 알았다"고 한다. 막상 지원서를 넣으려고 보니 화학, 전기전자, 방위산업 등 자동차 외의 수요가 더 많았다는 얘기.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C는 지금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화학·정유 기업은 지방에 많아요. 아내 직장이 서울이라 수도권 소재 제약·바이오 기업에 갔습니다. 이 업종은 생명과학뿐 아니라 화학 전공자 수요가 많더라고요."

컴퓨터공학은 IT, 기계는 자동차, 화학은 화학·정유라는 취업 공식은 저문 지 오래다. 범용성이 큰 전공일수록 다양한 업종 진출을 모색할 수 있다. 만약 위의 컴퓨터공학과 졸업생이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 기업만 바라봤다면 올해 취업은 쉽지 않았을 터. 올해 두 회사의 정기 신입 공채는 진행되지 않았다.

문과도 마찬가지. 전공의 기존 공식에 갇히지 않고 시야를 넓혀 취업한 사례는 꽤 많다.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D는 임용시험에 탈락한 뒤 경찰청 외사(외국인 관련 사건) 특채에 도전했다. 외국어 능력 검증에 초점을 둔 전형이라 짧은 기간 준비하고도 합격할 수 있었다. 올해 해양경찰청은 순경직 채용에 중국어 능통자 20명을 모집했고, 서울경찰청의 경우 프리랜서 민간통역요원 629명을 확보하고 있다.

체육학과 출신의 보험사 영업관리직, 국회의원 비서관이 된 사학과 졸업생, 연예기획사에서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디자인 전공자. 전공과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산업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전통 산업의 부진 속에서도 반도체·바이오·IT 분야의 기술인력은 전년보다 증가했다. 전공에 대한 고정관념과 기존 산업의 경계를 벗어나 성장 산업에서 새로운 취업 기회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어떻게 전공 밖 산업까지 확장해 '자신의 길'을 발견할 수 있을까. 정답은 없지만 필자의 팁은 채용 공고 보기를 취미생활로 하라는 것. 취업포털 하나를 골라 매일 올라오는 채용공고를 훑는 것이다. 특정 공고만 보지 말고 뉴스 기사 보듯 이것저것 채용 공고를 탐색해보자. 들어보지 못한 기업이 대부분이라 흥미가 떨어진다면 대기업 공고만 봐도 괜찮다. 업종 1위 기업의 채용 공고에는 직무 설명과 필요 역량이 담겨있고, 채용 흐름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기업이 생명과학 전공자를 뽑는구나, 화장품 제조 기업에도 전공 무관 직무가 있네'와 같이 앉아서 직업 탐험을 할 수 있다. 채용 공고는 가장 소중한 '취업 정답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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