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6월 12일 ’정보통신 전시관 행사’에서 경상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CDMA 시험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SKT.
[더퍼블릭=조두희 기자]“일반 유선전화와 별 차이가 없을 만큼 감도가 깨끗하네요.”
1996년 1월 3일 오전 9시 1분, 한국이동통신(現 SK텔레콤) 남인천영업소에서 가입한 CDMA 세계 1호 고객의 첫 반응이었다.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는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고유 코드로 구분해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쓰면서도 서로 간섭 없이 통화할 수 있게 하는 2세대 이동통신(2G)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CDMA폰 ‘SCH-100’을 출시하고, 한국이동통신이 4월 12일 서울과 수도권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며 한국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이동통신을 상용화한 국가가 됐다. 이후 9개월 만에 전국망이 구축되고, 이동통신은 전 국민의 인프라로 빠르게 확산됐다.
CDMA 상용화 이후 구축된 전국 단위 통신 인프라는 ICT 산업 성장의 토대가 됐다.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1998년 1,000만 명을 넘어선 뒤 1999년에는 유선전화를 추월했다.
네트워크 확산은 휴대폰·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와 반도체 등 핵심 소재 분야의 성장을 촉진했다. 또 게임·음악·드라마 등 K-콘텐츠 열풍의 토대가 됐다.
CDMA 상용화는 2024년 IEEE(국제전기전자공학협회)로부터 ‘글로벌 ICT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IEEE 마일스톤’으로 인정받았다. ‘IEEE 마일스톤’은 전기·전자·통신 분야에서 인류사에 기여한 혁신에만 부여되며 트랜지스터 발명, 인터넷 탄생 등이 ‘IEEE 마일스톤’으로 등재돼 있다.
1997년 3월 24일 SK텔레콤으로의 사명 변경 및 신 CI 선포식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 제공=SKT.
이동통신의 발전은 단순히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아닌, 매 세대마다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과정이었다.
2000년 전후 대한민국은 초고속 인터넷 급성장과 2002년 월드컵이 맞물리며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됐다. 2006년 5월에는 세계 최초로 휴대폰 기반 HSDPA(3.5세대) 서비스를 상용화하며 데이터 통신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렸다. 유선 초고속인터넷과 3G의 동시 확산으로 한국은 세계 최고의 네트워크 인프라 국가로 도약했다. IT 수출은 2005년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한 1,062억 달러를 달성했다.
2011년 7월, SKT는 국내 최초로 4G LTE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최대 75M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3G의 약 5배에 달했고, 이는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와 맞물려 모바일 인터넷 혁명을 촉발했다.
2019년에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서비스를 개시했다. 5G는 SKT가 ‘통신사’에서 ‘AI 컴퍼니’로 변신하는 계기가 됐다. SKT는 지난 2022년 에이닷(A.)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AI DC·모델·서비스의 AI 풀스택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동통신 세대별 진화 인포그래픽. 사진 제공=SKT.
이제 대한민국은 데이터와 AI를 실어 나르는 ‘AI 고속도로’를 구축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이전엔 통신 인프라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AI, 그리고 산업 전반을 연결하는 기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초고속·초저지연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AI 모델이 결합된 인프라는 미래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종훈 SKT 네트워크전략담당은 “AI 시대에는 네트워크가 단순한 데이터 전달 수단을 넘어,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는 제조·물류·의료·금융 등 전 산업의 생산성과 혁신 속도를 결정짓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조두희 기자 cdh43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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