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전격 수정, 구조적 원가 혁신 시험대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지난달 20일 열린 제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 인공지능 전환(AX) 전략의 수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제시한 ‘2030년 생산성 30% 개선’ 목표를 3개월 만에 전격 수정하는 등 달성 시점은 2년 앞당기고 목표치는 20% 상향한 50%로 재설정했다.
기존의 속도로는 급변하는 경쟁 판도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제조 혁신의 강도를 유례없는 수준으로 높였단 관측이 나온다.
13일 LG에너지솔루션은 김동명 사장의 전사 메시지를 통해 AX를 기반으로 한 ‘2028년 생산성 50% 향상’ 목표를 제시했다.
이러한 공격적인 수치는 단순한 의욕을 넘어 구체적인 제조 혁신과 원가 구조 개선 상황 등을 고려한 계산된 목표치로 풀이된다.
실제 LG전자는 창원 공장 등 주요 생산 거점에 AI와 디지털 트윈(실제 공장 라인과 똑같이 생긴 컴퓨터 속 가상 공장) 기술을 도입한 결과, 생산성은 17% 향상되고 불량 관련 품질 비용은 70% 절감되는 등 지능화 공정의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30여 년의 제조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서 발생한 약 10만 건 이상의 배터리 셀 설계 도면과 공정 데이터를 생성형 AI 학습용 데이터로 변환해 관리 중이다.
가상 공장을 활용한 디지털 트윈 기술과 공정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오는 2028년까지 50% 수준의 도약이 가능하다는 구체적인 기술적 타당성을 확보한 모습이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말 열린 LG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구광모 회장이 강조한 ‘AX 가속화’와 ‘속도감 있는 실행’ 방침이 계열사 현장에 즉각 반영된 결과로도 보인다.
세계 1위 중국 CATL은 이미 지능형 가상 공장을 통해 생산 비용을 약 42% 절감했을 뿐만 아니라, 1초당 배터리 셀 1개를 생산하는 경이로운 제조 속도를 달성하며 물량 공세를 퍼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기술과 원가 모두에서 혁신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회사는 올해 1분기에만 약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에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AI로 공장 운영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만 중장기 생존이 가능하단 분석이 지배적이다.
막대한 설비 투자가 수반되는 배터리 산업은 가동률이 조금만 떨어져도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구조다.
업계는 사측이 AI 기반의 공정 자동화로 인적 오류를 줄이고 장비 효율을 극대화해 생산 단가를 낮춤으로써, 고정비 부담을 현재의 절반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고 계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10% 초반대를 유지하는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적자 전환을 겪으며 한 자릿수 수익성에 머물고 있다.
이번 생산성 50% 향상 목표는 원가 구조를 혁신해 시장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10% 중반대의 이익을 꾸준히 창출하기 위한 전략적 승부수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김동명 사장은 “단순한 양적 경쟁으로 대응하는 것은 의미 있는 승산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AX를 통해 핵심 자산 및 인재 중심으로 게임의 룰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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