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서울와이어는 비즈앤로(Biz&Law) 코너를 통해 글로벌 법정 분쟁 이슈를 심도 있는 취재로 독자들에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생소한 해외 법적 용어와 재판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내 국내 산업계가 마주한 글로벌 법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향후 전망까지 예측하고자 합니다.
갤럭시 S26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카메라 핵심 기술을 두고 미국 광학 기술 전문 기업과 벌어진 소송을 합의로 마무리했다. 쟁점 특허는 스마트폰 듀얼·트리플 카메라 구동 기술로, 카메라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에 따라 통상 수년이 소요되는 특허 소송과 달리, 삼성전자는 1년 3개월 만에 이례적으로 빠른 합의를 진행하며 사건을 종결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州) 동부 연방지방법원 마샬지원에 따르면 원고 옵틱 이노베이션(Optics Innovations LLC·이하 옵틱)과 피고 삼성전자는 특허침해 소송에 대한 공동 합의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번 소송은 2024년 12월 옵틱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자사의 이미지 캡처 관련 특허 2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침해 특허는 미국 특허번호 10,687,708과 10,623,705다. 이 특허들은 스마트폰에서 인간의 시각 방식을 모방한 시점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물리적 한계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극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이 기술은 현재 삼성전자 갤럭시 또는 애플 아이폰 시리즈가 최신형 기기에 도입한 듀얼 또는 트리플 렌즈에서 쓰이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중요도가 높다. 서로 다른 해상도와 화각을 가진 각각의 렌즈들을 자연스럽게 융화시켜 가장 인간의 시각과 흡사한 이미지를 얻게 하는 데 해당 특허가 쓰인다.
공동 합의서 1면. 사진=미국 텍사스주 동부 연방지방법원 마샬지원
특허는 두 개 또는 세 개의 렌즈를 통해 들어온 이미지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장면 내 물체와의 거리를 추정하고 계산된 거리 정보를 바탕으로 프로세서가 결과물을 만드는 매커니즘을 설명한다. 중심부의 물체는 고해상도로 선명하게 유지하고, 주변부는 인간의 눈이 주변 사물을 흐릿하게 인식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인위적으로 블러 처리하는 기능의 핵심 특허인 셈이다.
이번 소송에서 옵틱은 갤럭시의 ‘인물 사진’과 ‘라이브 포커스’ 모드가 위 특허 기술을 그대로 구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 울트라 등 최신 기종에 탑재된 광각, 망원 등 여러 개의 렌즈를 활용해 소위 ‘보케(Bokeh) 효과’를 내는 방식이 자사의 거리 계산 및 영역별 해상도 조절 기술을 침해했다는 논리다.
옵틱은 소송 당시 당시 최신 기종인 갤럭시 S24 시리즈를 비롯해 갤럭시 Z 폴드 및 플립 시리즈 전 모델, 갤럭시 S9+ 이후의 주요 플래그십 모델들을 대거 침해 기기로 포함시켰다. 또 태블릿 제품군 중 해당 카메라 모드가 탑재된 기기들도 모두 침해 대상이라고 소장에서 적었다. 옵틱은 “특허 기술은 인간의 눈이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을 모방해 소형 카메라에서도 고해상도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혁신적인 솔루션”이라며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다만 양측은 약 1년 3개월간의 법정 공방 끝에 최종 판결이 나기 전 합의를 선택했다. 이날 재판부에 제출된 서면에는 구체적인 합의 금액이나 라이선스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합의서에서 양측은 “모든 분쟁 사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됐음을 법원에 통지한다”며 “다음달 24일까지 30일 내로 소 취하 서류가 곧 제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용어 설명
보케(Bokeh) 효과 :
사진의 초점이 맞지 않아 배경이나 피사체 이외의 부분이 뿌옇게 흐려지는 효과를 말한다. 이 용어는 ‘흐릿함’ 또는 ‘어지러움’을 뜻하는 일본어 ‘보케(ぼけ)’에서 유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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