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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인프라 구축 가속화…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4대 핵심 요소

인공지능(AI)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판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AI 처리용 반도체 매출은 2029년까지 연간 4,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하이퍼스케일러와 클라우드 사업자...

AI인프라 구축 가속화…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4대 핵심 요소

인공지능(AI)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판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AI 처리용 반도체 매출은 2029년까지 연간 4,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하이퍼스케일러와 클라우드 사업자, 기업 전반에서 AI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AI인프라 시장의 성장은 기술 혁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AI인프라를 구성하는 핵심 반도체의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AI인프라용 칩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고 대체가능한 기술도 제한적이다.

여기에 신규 생산 설비 확대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워 공급 확대 속도는 수요 증가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 결국 AI인프라 확장의 속도는 기술 경쟁뿐 아니라 반도체 공급망의 구조적 제약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AI인프라 성장을 좌우할 핵심 요소는 ▲AI 프로세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데이터센터 스토리지 ▲광트랜시버 등 4개 구성 요소로,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 AI인프라 확장은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AI 프로세서 공급, TSMC 생산 능력이 좌우

현재 GPU와 AI가속기 공급은 사실상 TSMC의 첨단 공정 생산 능력에 의존하고 있다. TSMC는 2023년 이후 첨단 공정 웨이퍼와 패키징 생산 능력을 적극 확대해 왔지만 여전히 생산 시설 수의 한계와 패키징 용량, 기판 공급 부족 등의 제약을 받고 있다.

특히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양산 체계를 갖추기까지는 보통 2년 반에서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급증하는 AI칩 수요에 맞춰 생산 능력을 단기간에 확대하기는 어렵다.

이같은 제약은 엔비디아(NVIDIA), AMD와 같은 GPU 업체뿐 아니라 다양한 AI가속기를 개발하는 다양한 맞춤형 반도체(ASIC) 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엔비디아는 이미 TSMC의 첨단 패키징 공정(CoWos) 생산 능력의 약 70%를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GPU 수요를 충족하기엔 부족하다.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TSMC의 생산 능력 제약은 2026년 하반기 이후부터 2027년까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 전에는 AI 프로세서 공급 부족이 AI인프라 확장의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차세대 GPU 성능 좌우하는 HBM 공급

AI인프라의 또 다른 핵심 변수는 HBM이다. 차세대 GPU와 AI가속기는 더 높은 메모리 용량과 더 빠른 대역폭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Micron) 등 주요 메모리 기업들은 HBM 생산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25년 한 해에만 200억달러 이상이 HBM 관련 투자에 투입됐으며 현재 전체 웨이퍼 생산 능력의 25% 이상이 HBM 생산에 할당돼 있다.

하지만 HBM을 대규모로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다. 수율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공급 확대 속도도 제한적이다.

이같은 이유로 2026년 3분기까지는 HBM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차세대 GPU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엔비디아가 2026년 말에서 2027년 사이 출시할 것으로 보이는 루빈(Rubin)과 루빈 울트라(Rubin Ultra) GPU의 공급량은 HBM 공급 상황에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

메모리 업체들은 시장 과잉 공급을 피하기 위해 생산 규모를 신중하게 조절하고 있다. 투자 역시 신규 공장 건설보다는 기존 설비 교체에 더 집중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HBM 공급 부족은 2026년 3분기까지 이어지고, 수급 균형은 2027년 중반 이후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AI데이터센터 확장, 스토리지 공급도 변수

AI인프라 확대는 데이터센터 스토리지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데이터센터용 니어라인(nearline) HDD 시장은 시게이트(Seagate),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 도시바(Toshiba) 등 3개 업체에 집중돼 있다.

AI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면서 니어라인 HDD는 주문 후 제품을 받기까지 최대 52주가 걸릴 정도로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다. 열보조자기기록(HAMR)과 같은 차세대 고용량 기술로의 전환에도 HDD 공급 부족은 낸드(NAND)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며 200엑사바이트 이상의 추가 수요를 유발하고 있다.

2026년 낸드 칩 가격이 약 31% 상승하고 기업용 SSD 가격은 약 5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기업용 SSD는 GB당 가격이 니어라인 HDD보다 5배 이상 비싸질 수 있다. 일반적이라면 가격 상승은 수요를 억제하는 요인이 되겠지만, AI인프라 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토머스 치앙 가트너 시니어디렉터 애널리스트

또 다른 병목, 광 네트워크 부품

AI데이터센터는 GPU 간, 데이터센터 간 대규모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 초고속 광 네트워크에 크게 의존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비가 바로 광트랜시버다.

광트랜시버의 핵심 부품 중 하나는 인듐인화물(InP) 레이저다. 이 레이저는 장거리 광 링크에 필수적인 요소지만 생산 공정이 매우 전문화돼 있어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기 어렵다.

현재 InP 생산 공장은 이미 거의 최대 가동률에 도달해 있다. 이로 인해 InP 기반 레이저 공급이 부족해지면 장거리용 광트랜시버 역시 충분히 생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InP 레이저 공급은 코히런트(Coherent), 루멘텀(Lumentum), 미쓰비스일렉트릭(Mitsubishi Electric) 등 소수 기업에 집중돼 있어 공급망 리스크 또한 상대적으로 크다. 생산 설비 확대에도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공급 제약은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AI인프라 시장은 전례 없는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그 성장 속도는 단순한 기술 발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GPU와 HBM, 데이터센터 스토리지, 광 네트워크 장비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해지면 AI인프라 구축 속도는 늦어질 수 있다. 즉, AI인프라 시장의 핵심 경쟁력은 가격이 아니라 공급이다.

글: 토머스 치앙(Thomas Chiang) / 시니어 디렉터 애널리스트 / 가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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