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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로 원하는 단백질 '직접 설계'…KAIST, 노벨화학상 석학과 바이오센서...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특정 화합물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단백질을 처음부터 설계하고, 이를 실제 바이오센서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단백질 설계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202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AI로 원하는 단백질 '직접 설계'…KAIST, 노벨화학상 석학과 바이오센서...

자연 모방 넘어 ‘처음부터 설계’하는 AI 단백질 디자인 기술 구현

질병 진단·신약 개발·환경 감지까지…맞춤형 바이오센서 시대 앞당긴다

논문 내용 요약 그림. A. AI 활용 화합물 결합 단백질 설계 방법 개요. B. 코티솔 센서 단백질 설계 방법과 결과. C. 저분자화합물 6종에 대한 신규 결합 단백질 설계와 결합력 검증 결과(그림 및 설명=KAIST)

[바이오타임즈]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특정 화합물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단백질을 처음부터 설계하고, 이를 실제 바이오센서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단백질 설계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202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와 KAIST 연구진이 함께 이룬 성과로, AI 기반 바이오 설계 기술이 ‘예측’을 넘어 ‘창조’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AIST는 생명과학과 이규리 교수 연구팀이 데이비드 베이커(David Baker) 미국 워싱턴대학교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원하는 화합물을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인공 단백질 설계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2026년 3월 28일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cortisol) 을 인식하는 단백질을 AI로 설계하고, 이를 실제 작동하는 바이오센서로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이론 설계에 그치지 않고 실험을 통해 기능 검증까지 마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왼쪽부터)이규리 교수, David Baker 교수(사진=KAIST)

◇ 자연 모방 넘어 ‘처음부터 설계’하는 AI 단백질 디자인 기술 구현

AI 단백질 설계는 컴퓨터가 방대한 생물학 데이터를 학습해 원하는 기능을 가진 단백질 구조와 아미노산 배열을 예측·설계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탐색하거나 일부 구조를 변형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자연에 없는 완전히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하는 ‘디노보(de novo) 설계’ 기술이 차세대 바이오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은 신약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질병 진단용 바이오센서나 맞춤형 치료 단백질 개발까지 가능하게 해 ‘AI 바이오 혁명’의 핵심 분야로 꼽힌다.

그간 AI 단백질 설계는 한계는 있었다. 가장 큰 난관은 ‘작은 분자(small molecule)를 정밀하게 인식하는 단백질 설계’였다.

단백질이 특정 저분자 화합물을 정확히 인식하려면 원자 단위에서 구조가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해 기존 AI 모델만으로는 구현이 쉽지 않았다. 실제로 지금까지는 자연 단백질을 변형하거나 제한된 구조를 재활용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고, 원하는 분자에 맞춰 완전히 새롭게 설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로 여겨졌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바로 이 난제를 돌파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다양한 결합 포켓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단백질 골격 모델과, 화합물-단백질 상호작용을 학습한 딥러닝 모델, 그리고 물리 기반 분자 도킹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설계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코티솔을 포함한 총 6종 화합물을 인식하는 신규 단백질 설계에 성공했다.

특히 설계된 단백질을 단순 결합체가 아닌 실제 측정 가능한 바이오센서 형태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 연구진은 코티솔이 결합하면 신호를 내는 센서를 개발해, 향후 의료 진단 플랫폼으로의 활용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이는 AI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수준을 넘어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생체 부품을 맞춤 제작하는 단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David Baker 교수 초청 강연 포스터(사진=KAIST)

◇ 질병 진단·신약 개발·환경 감지까지…맞춤형 바이오센서 시대 앞당긴다

업계는 이번 성과가 향후 바이오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의료 분야에서는 혈액 속 특정 바이오마커를 감지하는 초정밀 진단 센서 개발이 가능해져 조기 진단 기술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다. 암, 호르몬 이상, 대사질환 등 체내 분자 변화를 실시간 감지하는 개인 맞춤형 진단 플랫폼 개발도 기대된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도 표적 분자에만 반응하는 맞춤형 치료 단백질 설계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항체치료제가 표적 발굴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 AI 설계를 통해 후보물질 탐색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 분야에서는 오염물질이나 독성 물질을 실시간 탐지하는 바이오센서 개발에도 활용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AI 단백질 설계 기술이 단순 센서를 넘어 효소 설계, 세포치료제, 차세대 합성생물학 플랫폼 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실제 산업화까지는 해결 과제도 남아 다. 설계 성공률 향상, 대량 생산 최적화, 생체 안정성 검증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AI가 생명체의 설계자 역할까지 맡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규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를 활용해 특정 화합물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단백질 설계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사례”라며 “앞으로 질병 진단, 신약 개발, 환경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가능한 플랫폼 기술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KAIST 이규리 교수는 AI-CRED 혁신신약 이노코어(InnoCORE) 연구단에 참여 중인 연구진이다. KAIST 이노코어 연구단은 국내·외 최상위 박사후연구원이 첨단 집단연구 환경에서 AI 융합기술 개발에 매진하도록 지원함으로써 글로벌 공동연구를 촉진하고, AI 기반 과학기술 혁신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KAIST는 주관기관으로서 ▲초거대언어모델 혁신 연구단 ▲AI 기반 지능형 설계–제조 통합 연구단 ▲AI-CRED 혁신신약 연구단 ▲AI-Transformed Aerospace 연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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