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닌 AI가 ‘원자 구조 설계’…탐색 방식 혁신
강유전체 특성 확인…차세대 메모리·에너지 소자 동시 겨냥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 게재
부산=이승륜 기자
“반도체 소재를 사람이 찾는 시대가 끝나고, 인공지능(AI)이 설계하는 시대가 열렸다.”
국립부경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공동 연구팀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차세대 반도체 메모리 후보 물질을 발굴하면서 소재 개발 방식의 전환을 예고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AI가 직접 원자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연구자가 가능성 있는 물질을 하나씩 좁혀가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생성형 AI가 수많은 구조를 먼저 제안하고, 이를 계산과학으로 걸러내는 방식으로 속도와 범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연구팀은 확산모델 기반 AI와 양자역학 계산을 결합해 수많은 후보를 검증한 끝에 인화칼슘(Ca3P2)과 리튬카드뮴인화물(LiCdP)이라는 두 물질을 찾아냈다.
이들 물질은 외부 자극에 따라 전기 상태가 바뀌는 ‘강유전체’ 특성을 지녀, 정보를 저장하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LiCdP는 기존 고성능 소재와 맞먹거나 이를 뛰어넘는 수준의 성능을 보였고, Ca3P2는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았던 새로운 구조 가능성까지 제시했다.
더 주목되는 점은 활용 범위다. 이들 물질은 메모리를 넘어 태양광 기반 광전류 소자 등 에너지 분야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확인돼 ‘반도체+에너지’ 융합 소재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AI가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기능성 소재를 스스로 찾아낼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향후 반도체뿐 아니라 다양한 첨단 소재 개발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에 게재됐으며, 정부의 소재·나노 기술개발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