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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 테마에 시총순위도 흔들… '부품·전력' 뜨고 '바이오·금융' 지고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가스터빈 수요는 온사이트(현장) 발전을 빠르게 늘려야 하는 미국 빅테크 업체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가치 상승...

AI 테마에 시총순위도 흔들… '부품·전력' 뜨고 '바이오·금융' 지고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이 증시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시가총액 순위도 뒤바뀌고 있다. AI 인프라 사업과 연관성을 부여한 전자부품·원자력·전력회사 등은 시총 순위가 올라갔고, AI 사업을 직접 관련성을 잇지 못한 바이오·금융사 등은 상위권에서 밀려나는 모습이다.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 뉴스1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지난달 말과 같은 순위를 유지한 곳은 삼성전자(1위), SK하이닉스(2위), 삼성물산(15위) 3곳에 그쳤다. 우선주를 제외한 나머지 17개 종목은 모두 순위가 바뀌었다.

시총 3~10위를 보면 지난달 말 ‘LG에너지솔루션·현대차·삼성바이오로직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SK스퀘어·두산에너빌리티·기아·KB금융’ 순에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SK스퀘어·두산에너빌리티·한화에어로스페이스·HD현대중공업·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전기’ 순으로 재편됐다.

순위 변동은 AI 인프라 밸류체인 편입 여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AI 산업 수혜가 반도체를 넘어 서버 부품, 전력 인프라, 발전설비 등 여러 산업으로 확산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시총은 크게 불어났지만, 그렇지 않은 업종은 상대적으로 투자자 관심에서 밀려나게 됐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AI 투자 중심이 GPU에서 반도체와 전력기기 등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라며 “증시 전체 순환매라기보다 AI 안에서 순환매가 나타나는 것 같다. AI 밸류체인 안에서 수혜 업종이 계속 발굴되면서 시총 순위 변화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지난달 말 21위에서 현재 10위로 11계단 올라갔다. AI 서버 부품주로 재평가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의 주력 생산품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패키지기판(FC-BGA)인데, 모두 AI 서버·데이터센터의 핵심 부품이라는 게 기업가치를 높였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AI 핵심 부품들의 수요 대비 공급 부족에 따른 수혜가 빠른 속도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폭발적인 실적 개선 흐름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상위 20개사 순위 / 윤승준 기자

HD현대중공업도 11위에서 8위로 3계단 껑충 뛰었다. 조선 본업 호황에 더해 AI 전력 인프라 수혜 기대까지 붙으면서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 아페리온에너지그룹과 발전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공급하기로 한 힘센엔진(HiMSEN)이 선박용 엔진 외 데이터센터용 전력 설비로도 쓰일 수 있어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 투자자 인식이 바뀌게 된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8위에서 6위로 상승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력 사업인 대형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가스터빈 수주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에서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가스터빈 수요는 온사이트(현장) 발전을 빠르게 늘려야 하는 미국 빅테크 업체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가치 상승 등으로, 현대차는 피지컬 AI 기대 등으로 기업가치가 올라갔다.

반면 배터리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 관심이 전기차 배터리보다 AI 전력 인프라 및 반도체 부품으로 옮겨가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이달 초 1분기 영업손실 2078억원을 발표한 점도 투자 매력도를 낮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황 투자 악화에 더해 미국 록빌 공장 인수에 따른 순현금 감소, 수주 정체 등이 부각하면서 기업가치가 내려갔다. 10위권 밖인 셀트리온도 12위에서 17위로 밀려났다. 금융주인 KB금융(10위→12위), 삼성생명(13위→14위), 신한지주(14위→16위) 등도 호실적을 거뒀음에도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종목들 간 시총 순위 변동은 그룹 시총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말 그룹 시총 6위였던 HD현대(시총 합계 197조4423억원)는 HD현대중공업 등에 힘입어 5위로 올라갔다. 전력기기업체 LS일렉트릭을 둔 LS(63조1911억원)는 13위에서 9위로 각각 상승했다. 반면 한화(174조530억원)는 5위에서 6위로, 셀트리온(48조5456억원)은 9위에서 11위로 각각 내려갔다.

이선엽 AFW 파트너스 대표는 “AI는 투자 규모가 워낙 커 시총 상위권이 대부분 바뀔 수 있다”며 “삼성전기,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과 같이 AI 투자 사이클과 연결된 기업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는데 하반기엔 전력기기와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상위권으로 더 많이 올라올 수 있고, AI와 연결성이 약한 업종은 상대적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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