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서버 컴퓨트 ASIC(주문형 반도체) 시장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신 보고서에서 AI 서버 ASIC용 HBM 비트 수요가 2024년부터 2028년 사이 35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회사가 해당 시장의 공급 과점 구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수요 전망은 국내 메모리 업계 전반에 직접적인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수요 폭증의 주된 배경은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인프라의 공격적 확장이다. 카운터포인트는 리서치 디렉터 거너 토르센의 분석을 인용하며 구글이 커스텀 실리콘 시장의 최대 수요처로서 2026~2027년 TPU 생태계 배포 경로에 긍정적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차세대 TPU 라인업의 출하 예측치를 상향 조정했다. AWS 트레이니엄 클러스터의 지속적 확대, 메타 MTIA, 마이크로소프트 마이아의 본격 가동도 수요를 견인하는 요소다.
한편 ASIC 한 칩당 평균 HBM 탑재 밀도는 2028년까지 약 5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조 단위 파라미터 모델과 전문가혼합(MoE) 아키텍처 등 차세대 AI 워크로드가 컴퓨트 코어 근방에 더 많은 데이터를 상주시키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수율 안정화가 시장 구도 재편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어소시에이트 데이비드 우는 삼성이 HBM3E 수율을 안정시키고 공급 제약을 해소함에 따라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차세대 ASIC에 HBM3E를 표준으로 채택하는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HBM3E는 2028년 기준 전체 ASIC용 HBM 비트 수요의 약 56%를 차지하며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삼성으로서는 이전 생산 병목을 극복한 만큼, 향후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에서 SK하이닉스와의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좁혀갈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HBM4부터는 메모리 시장의 사업 구조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리서치 디렉터 MS 황은 HBM3E까지는 고객 간 차별화가 거의 없는 범용 제품이었지만, 베이스 다이에 로직이 통합되는 HBM4를 기점으로 커스텀 HBM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에게 로직 다이 설계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고 고객 락인 효과를 통해 안정적 물량을 확보하는 고부가 사업 기회가 열린다는 의미다.
어드밴스드 패키징 측면에서는 TSMC의 CoWoS-S·CoWoS-L 솔루션이 현재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TSMC의 캐파 제약이 지속되면서 구글 등 일부 사업자들이 인텔의 EMIB-T를 차세대 패키징 대안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시니어 애널리스트 아쉬와스 라오는 EMIB-T의 성공적 상용화가 우수한 비용 효율성과 대형 패키지 지원을 가능하게 해 업계의 TSMC 의존도를 낮추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메모리 업체 입장에서는 패키징 공급망이 다변화될 경우 특정 파운드리에 대한 협상력이 높아지는 간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마이크론의 추격 여부도 향후 시장 판도를 가를 변수다. 카운터포인트는 마이크론이 커스텀 AI 서버 가속기 시장에서 설계 수주와 생산 캐파 확대를 통해 의미 있는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서버 ASIC용 비트의 수요 및 메모리별 점유율 전망. 사진/카운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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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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