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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 돈 벌자마자 한국행…빅테크 다음 전장은 '제조·로봇'

사진=구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역대급 실적을 발표한 날, 그 주역들이 서울에 집결했다. 데미스... 빅테크들이 한국을 핵심 전략 거점으로 선점하려 한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적이 증명한 AI 투자의...

AI 돈 벌자마자 한국행…빅테크 다음 전장은 '제조·로봇'

구글·엔비디아 경영진 동시 방한

"반도체·제조·모빌리티 한 번에"

데미스 하사비스 CEO와 이세돌 사범. 사진=구글

[포인트데일리 손지하 기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역대급 실적을 발표한 날, 그 주역들이 서울에 집결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가 나란히 한국을 찾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일정상의 우연으로 보지 않는다. 인공지능(AI) 수요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넘어 제조·로보틱스·모빌리티 등 현실 산업으로 확산되는 전환기에 글로벌 빅테크들이 한국을 핵심 전략 거점으로 선점하려 한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적이 증명한 AI 투자의 결실

=이들의 방한은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확인 신호와 맞물렸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1분기 매출 1099억 달러(약 163조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고 순이익은 81% 급증한 626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 중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63% 뛰어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의 세 배 수준인 66억 달러로 확대됐다.

구글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분기 매출 828억9000만 달러로 18% 성장했고 아마존은 클라우드 사업 AWS에서만 376억 달러를 올리며 28% 증가를 기록했다. 메타는 33% 성장으로 빅테크 중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네 회사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가 이날 실적 발표를 두고 "80초가 주식 시장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표현할 만큼 시장의 긴장감이 높았던 것도 이들의 영향력이 AI 칩·반도체·파운드리 등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이미 다음 단계를 향하고 있다. 바클레이즈 분석가들은 이들 기업의 영업 현금 흐름 대비 클라우드 투자 비중이 2027년에는 90%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 AI 인프라에 벌어들이는 돈 대부분을 쏟아붓고 있는 만큼 이제는 그 투자가 실제 산업에서 어떤 수익으로 돌아오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모델 대 인프라' 경쟁, 한국이 격전지로=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이 부상한다. 구글은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자체 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를 외부 고객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그간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안에서만 제공해온 방식에서 벗어나 하드웨어 직접 판매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AI 연구소, 금융시장,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TPU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해 온 엔비디아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해석한다.

하사비스 CEO의 방한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방한 기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LG전자 등과 연쇄 회동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공급망과 산업 데이터 확보가 핵심 의제로 거론된다. 반면 황 이사는 두산로보틱스 등 국내 기업 및 대학과 로봇·디지털 트윈·자율 시스템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구글이 자체 모델과 칩을 앞세운 생태계 확장을 노린다면 엔비디아는 GPU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산업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넓히는 전략이다. 한국을 무대로 사실상 '모델 대 인프라'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 테스트베드 기회 vs 주도권 유출 우려

=양사가 동시에 한국을 찾은 배경에는 한국만이 가진 산업 구조가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공급망과 현대차·LG 등 글로벌 제조 기반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AI 모델 개발부터 반도체 생산, 실제 산업 적용까지 한 번에 검증할 수 있는 '완결형 테스트베드'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 같은 주목이 마냥 반가운 신호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경쟁이 데이터센터에서 실제 산업으로 옮겨가는 전환기에 한국이 협력의 중심에 서는 것은 분명한 기회"라면서도 "플랫폼 주도권을 해외 기업에 의존하게 될 경우 부가가치가 해외로 유출되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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