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아제모을루 등 미 MIT 교수들 ‘친노동자 AI 구축’ 제안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 MIT 홈페이지 갈무리
전문적인 업무 완전 자동화 어려워
인간 역량 확장 노동의 가치 극대화
노동시장 불평등 심화도 차단해야
인공지능(AI)이 노동자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노동자 역량을 강화하는 기술이 되도록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다론 아제모을루·사이먼 존슨·데이비드 오터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지난달 전미경제연구소(NBER)를 통해 공개한 논문 ‘친노동자 AI 구축’에서 “노동자 역량을 확장시켜 인간의 기술과 숙련성을 더 가치 있게 하는 기술인 친노동자 AI는 노동시장 불평등 가속화에 맞서는 다른 경로”라고 밝혔다. 논문 작성자 중 아제모을루·존슨 교수는 2024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학자다.
논문에선 노동자가 일을 더 효과적으로 하도록 돕는 ‘노동 증강’ 기술, 기계의 생산성을 높이는 ‘자본 증강’ 기술, 노동자 업무를 기계가 대신하는 ‘자동화’ 기술, 덜 숙련된 노동자도 특정 업무를 할 수 있게 돕는 ‘전문성 평준화’ 기술, 새로운 일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과업 창출’ 기술 등 다섯 가지로 기술 유형을 분류했다.
연구진은 항공기 정비에 AI를 활용하는 가상의 사례를 들어 기술 유형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기본 공구만 다룰 수 있어도 정비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자동화 기술은 정비사를 AI의 ‘눈과 손’으로 만든다. 이는 정비사가 보유한 숙련·전문성의 가치를 낮춰 정비사 임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규제 준수를 위한 조언을 하고 서류 작업도 처리해주는 정비사 보조형 AI는 자동화 기술과 달리 정비사가 더 어려운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일부 업무에선 초급 정비사도 숙련 정비사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해 노동자 간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새로운 과업 창출 기술은 기존 노동자의 숙련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새 업무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친노동자적 AI”라고 말했다.
논문에선 AI가 자동화보다 인간과의 협업에 더 효과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자동화 도구가 유용하려면 완벽에 가까운 성능을 제공해야 하는데 환각으로 잘못 계산된 스프레드 시트, 수술 중 오류를 일으키는 로봇 외과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사이 돈을 날려버리는 자동 투자 도구를 누가 용인하겠는가”라고 했다. 대부분의 전문 업무는 결과의 중요성이 크고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해 인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자동화를 선호하는 광범위한 이데올로기가 친노동자 AI 개발을 어렵게 할 수 있는 만큼 친노동자 AI 개발에 대한 세제 혜택, 독과점 방지 및 지식재산권 보호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