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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9440억’ 실탄 필요한 최태원, SK 주식 매각 대신 ‘우회로’ 찾나

최태원 SK그룹 회장(66·사진)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5)에게 지급해야 할 이혼 재산분할금이 9440억원으로 정해지면서 재계의 눈과 귀가 최 회장의 ‘주머니’로 쏠리고 있다.

‘9440억’ 실탄 필요한 최태원, SK 주식 매각 대신 ‘우회로’ 찾나

소버린발 경영권 위기 경험에 ‘지분율 축소’ 카드 쓸지 미지수

주식 담보 대출·배당 활용 유력 속 ‘투자 동력 약화’ 등 우려도

최태원 SK그룹 회장(66·사진)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5)에게 지급해야 할 이혼 재산분할금이 9440억원으로 정해지면서 재계의 눈과 귀가 최 회장의 ‘주머니’로 쏠리고 있다.

조 단위에 육박하는 현금 실탄을 마련할 유력한 방법으로 지주사 SK(주) 주식 매각이 떠오르지만, 최 회장이 실제 이 카드를 꺼내들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과거 경영권 방어로 골치를 앓았던 ‘잔혹사’ 때문에 주식 매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지난 24일 선고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의 결론은 사실상 최 회장의 ‘판정패’로 가름된다.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과 지연이자를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선고했는데, 이는 2심의 1조3808억원에 비해서는 크게 줄어든 액수다.

재판부는 SK(주) 주식 자체를 나누는 대신 현금으로 정산하도록 명했다. 지주사 주식을 직접 넘겨주지 않아도 돼 그룹 지배구조에 즉각적인 파장은 피하게 됐지만, 최 회장은 막대한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최 회장이 9440억원을 어떻게 모두 현금으로 확보할지에 집중된다.

하나의 선택지로는 최 회장이 보유 중인 SK(주) 주식을 일부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인공지능(AI) 산업과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의 영향으로 SK(주) 주가가 오르면서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17.9%·1297만주) 가치는 현재 8조원대에 달한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지분 직접 매각 카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주식 처분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주가를 압박할 수 있는 데다, 지분율 축소가 장기적으로 경영권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언급된다. 최 회장은 기존에도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해왔으나, 높아진 주가 덕분에 담보 여력이 한층 확대됐다. 금융권 대출을 통해 현금을 확보할 경우 지배구조 변동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또한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의 배당 정책을 활용해 현금 유입을 늘리는 방안 역시 주요 선택지로 제기된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 흑자를 내는 핵심 계열사가 지주사인 SK(주)로 보내는 배당을 늘리고, 이를 최 회장의 개인 배당 수입으로 연결하는 시나리오다. 2025년 결산 기준 최 회장이 받을 배당금은 약 1038억원으로 추정된다.

비상장 자산인 SK실트론 지분 현금화 가능성도 꾸준히 나온다. 최 회장은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지분 29.4%를 개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현재 SK그룹은 SK(주)가 가진 SK실트론 지분 70.6% 매각을 추진 중이고, 전체 기업가치는 6조~7조원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매각 거래가 성사될 경우 최 회장은 개인 지분 매각이나 담보 제공을 통해 약 7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재계에서 최 회장이 SK(주) 지분 매각에 신중할 것으로 보는 배경에는 과거 그룹 경영권이 흔들렸던 ‘외국계 자본 공격’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SK그룹은 2003년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이 SK(주) 지분 14.99%를 전격 매집하며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바람에 극심한 경영권 위기를 경험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현재 SK(주)의 지배구조를 보면 최 회장의 우호 지분은 비교적 단단하다. 여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약 30%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배구조 리스크를 피하려는 최 회장의 셈법이 자칫 그룹 전반의 투자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최 회장의 대출 이자 상환과 막대한 현금 마련을 위해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의 배당 부담이 가중될 경우 기업의 내부 유보금이 감소할 수 있어서다.

한 재계 관계자는 “특히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매년 조 단위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이어가야 하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서 그룹의 자금 운용 기조가 현금 확보 위주로 쏠리는 것은 전략적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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