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뉴스 대구】이성현 기자=숨을 턱까지 차오르게 만드는 8월의 폭염 속, 오른쪽 의족과 살이 맞닿은 고관절 부위에서 또다시 찌릿한 통증이 뇌리를 때렸다. 땀으로 젖은 의족 안쪽 피부는 이미 수십 번 짓무르고 찢어져 피고름이 베어 나온 상태.
양팔이 없고, 남은 오른쪽 다마저 의족에 의지한 채 오직 ‘왼발’ 하나에 온몸의 체중을 싣는 남자. ‘왼발박사’ 이범식(59) 씨가 찔룩이며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은 차라리 비명에 가까운 사투였다.
“이 길은 혼자 걸은 게 아닙니다”…91만 보 끝에 흐른 눈물
지난 7월 15일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동해 바닷물을 조심스레 페트병에 담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저 몸으로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DMZ 510km를 횡단한다고?”
하지만 그 불가능을 현실로 바꾼 날은 다름 아닌 8월 15일 광복절 오후 3시, 인천 강화평화전망대였다.
한 달 동안 펄펄 끓어오르는 아스팔트 열기와 장대비를 뚫고 이 씨가 기록한 걸음 수는 정확히 906,969보. 빗물과 땀방울이 범벅이 된 채 완주선에 들어서는 그를 향해 현장에 있던 40여 명의 도보단과 내빈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눈시울을 붉히며 기립 박수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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