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억원대 투자금이 전액 손실된 '벨기에펀드'의 최대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이 투자자 2500여명 전원을 대상으로 손실액의 40~80%를 배상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 고객 보호 차원에서 벨기에펀드 투자자 전원에 대한 일괄 배상을 결정했다. 이후 투자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개별 협의를 거쳐 배상금을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모든 투자자에 대한 지급 절차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벨기에펀드의 정식 명칭은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2호'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2016년 9월 설정했으며 벨기에 정부기관이 사용하는 현지 사무용 건물의 장기 임차권에 투자했다.
당초 5년가량 운용한 뒤 임차권을 매각해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구조였다. 하지만 금리 상승과 유럽 부동산시장 침체로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매각에 실패했고, 900억원대 투자금은 전액 손실 처리됐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도 지난해 자산운용보고서를 통해 펀드를 상환하더라도 투자자에게 돌려줄 금액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판매액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약 589억원으로 가장 많은 물량을 판매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판매액은 각각 200억원, 120억원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상품 판매 과정에서 핵심 위험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며 불완전판매를 주장해왔다. 당시 '임대율 100%', '벨기에 정부기관 임차' 등의 내용이 강조돼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으로 인식했다는 게 투자자 측 주장이다.
그러나 이 펀드는 영국 로스시라이프로부터 6400만유로를 빌려 투자한 구조로, 자산을 처분할 경우 대출금을 먼저 상환한 뒤 남는 금액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자산 가치가 약 26% 이상 하락하면 투자자 원금이 전액 손실될 수 있었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구조적 위험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불완전판매 문제가 제기된 뒤 같은 해 10월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당초 일부 투자자를 대상으로 최대 30% 수준의 자율배상을 진행했으나 이후 대상을 투자자 2500여명 전원으로 확대하고 배상 비율도 40~80%로 높였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 보호를 위해 올해 초 일괄 배상을 결정하고 고객 안내 후 개별 협의를 통해 선제적 배상을 지속해오고 있다"며 "아직 모든 투자자에 대한 배상금 지급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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