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자산 가치가 높은 비상장주식이더라도 해당 회사가 수년간 결손 상태를 보여 주식의 관리·처분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상속세 물납을 거부해도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영민 부장판사)는 지난 8월 A씨가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물납허가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사망한 B씨의 상속인으로, 2023년 8월 B씨의 상속재산인 C회사 주식 4850주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부동산 등에 관해 상속세 과세표준신고를 했다.
사건은 A씨가 세무당국에 자신이 납부해야 할 상속세 중 85억8895만원을 C회사 주식 1797주와 부동산으로 대신 납부하겠다며 물납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회사 주식은 주당 약 465만원으로 평가됐다.
세무당국은 부동산에 대해서는 물납을 허가했지만 주식에 대해서는 거부 처분을 내렸다. 해당 회사에 물납신청일 전 2년간 결손금이 발생해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상 ‘관리·처분이 적당하지 않은 재산’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는 이의신청과 조세심판원 심판청구가 차례로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세무당국이 법정 물납허가 처리기한을 넘긴 뒤 거부 처분을 해 해당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회사가 2년간 결손 상태였더라도 보유 자산 가치가 높은 만큼 해당 주식을 관리·처분이 어려운 재산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처리기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세무당국이 물납신청 처리기한을 연장하기 위해 연장 안내문을 A씨 주소로 등기우편 발송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우편물이 반송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무렵 A씨에게 배달됐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해당 비상장주식이 관리·처분이 부적당한 재산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세무당국과 함께 물납재산의 적정성을 검토한 한국자산관리공사가 회사의 재무상태와 과거 손익구조 등을 살펴 향후 순자산가치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을 낸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해당 회사는 2019 사업연도와 2020 사업연도에 영업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며 “회사의 결손금 발생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 해당하므로 이는 곧 해당 주식의 관리·처분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볼 유력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해당 회사의 주식을 A씨의 형제 등 가족들이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물납허가로 인해 대한민국이 해당 주식을 취득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소수지분에 불과하다”며 “주주 구성을 고려하면 소수지분에 불과한 해당 주식의 처분이 용이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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