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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3일(현지 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 8회 초 1점 홈런(시즌 8호)을 친 후 베이스를 돌고 있다. 이정후는 3회에도 1점 홈런을 치며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2026.08.04. [알링턴=AP/뉴시스]
‘바람의 손자’ 이정후(28)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4일)을 직전 대대적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선수단 몸값을 줄이고 유망주를 확보하기 위해 ‘파이어 세일’에 나선 것이다.
2021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을 수상한 왼손 선발투수 로비 레이(35)는 샌디에이고로, 타격왕 3회 수상자인 2루수 루이스 아라에스(29)는 필라델피아로 각각 떠나보냈다. 레이는 올 시즌 10승 6패, 평균자책점(ERA) 3.08을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NL 타격 1위 아라에스(0.324)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가 3.7(팬그래프스 기준)로 가장 높은 선수였다. 두 선수는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샌프란시스코는 5건의 트레이드를 통해 둘을 포함해 7명을 떠나보내고 8명을 영입했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버스터 포지 야구 부문 사장은 “모두가 기대를 갖고 경기장을 찾아와 지켜볼 수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드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이정후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와의 방문 경기에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자신이 왜 트레이드 불가 대상인지를 스스로 증명했다.
이정후는 이날 홈런 2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도루와 호수비까지 선보이며 공, 수, 주에 걸쳐 만점짜리 활약을 펼쳤다. 팀도 5-1로 승리하며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났다.
큰 폭의 선수단 이동으로 더그아웃 분위기는 어수선했지만 이정후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정후는 2-0으로 앞선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칼 콴트릴의 3구째 스플리터를 잡아 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비거리 약 125m)을 쳤다. 5회초에는 빨랫줄처럼 날아가는 깨끗한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도 성공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8회초에는 다시 한 번 타구(약 117m)를 우중간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이어 9회초 1사 만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이날 팀 득점(5점)의 절반이 넘는 3타점을 책임졌다.
이정후가 MLB에서 멀티홈런을 친 건 지난해 4월 14일 뉴욕 양키스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이날 시즌 7, 8호 홈런을 연이어 터트린 이정후는 지난해 세웠던 개인 시즌 최다 홈런과 타이를 이뤘다. 시즌 타율은 0.301에서 0.306으로 높아졌다. 4회와 5회 수비 때는 상대 타자들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호수비를 선보이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소셜미디어에 ‘이정후의 놀라운 경기(JUNG HOO LEE’S AMAZING GAME)’라는 제목과 함께 이정후의 활약 동영상들을 올렸다.
이정후는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 왔을 때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선수라면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좋은 결과를 얻은 것도 그 때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내게 MLB에 올수 있는 기회를 준 팀이다. MLB에서 성공한다면 자이언츠와 함께 이루고 싶다. 이 팀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619억 원)에 계약한 이정후 역시 얼마 전까지 트레이드 카드로 거론됐다. 하지만 구단은 지난달 이정후를 트레이드 불가 대상으로 못박았다. 실력과 인기 등에서 이정후만한 선수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이날 현재 MLB 전체 타율 5위에 자리하고 있다. 빠른 발을 갖췄고 외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 구단 유니폼 판매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도 높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최근 “이정후는 야구를 즐기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긍정적인 태도로 구단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단은 장기적으로는 이정후가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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