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초고가 주택이 밀집한 서울 강남권에서 호가를 크게 낮춘 매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부가 40억 원 초과 주택을 중심으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강화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세 부담을 줄이고 양도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1일 뉴시스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현대 10·13·14차 전용 84㎡는 지난 5월 66억 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뒤 지난달 58억6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50억 원짜리 호가가 등장했다. 현대8차 전용 107㎡도 지난달 57억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48억 원까지 내렸다. 신현대아파트 전용 107㎡는 지난달 65억 원에 거래된 뒤 57억 원 매물이 나왔고, 지난 3월 84억 원에 팔린 전용 152㎡는 78억 원에 나와 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미성아파트 1차 전용 105㎡는 지난 2월 55억5000만 원, 5월 47억3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최저 호가는 45억 원 수준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올해 최고 36억4000만 원, 지난달 34억6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31억7000만 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1월 42억 원에 팔린 전용 84㎡의 호가는 35억 원선까지 낮아졌다. 송파구 장미아파트 1차 71㎡도 지난달 33억 원에 거래됐지만 호가는 29억 원으로 앞자리가 바뀌었다.
신축도 예외가 아니다. 2016년 준공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는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인 지난 6일 53억90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이 지난 5월 63억 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9억1000만 원(14%) 낮은 가격이다.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59㎡는 지난 6월 46억 원에 팔렸으나 현재 최저 39억 원대 매물이 나와 있다.
업계에서는 고가 아파트를 오래 보유한 이들이 세 부담을 줄이고 양도차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본다. 특히 소득이 없는 고령층은 재건축을 앞두고 보유세와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부담이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직전처럼 고가주택 시장에 ‘급매장’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호가여서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세제개편안을 담은 세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아 매수 희망자들도 대체로 관망세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발표 이후 절세 매도 상담과 급매 문의가 늘었다”며 “조건이 맞으면 현금 부자들은 과감히 매수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다른 공인중개사는 “세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은 아니어서 보유자들도 조용히 지켜보는 분위기”라며 “실제 세금이 얼마나 오를지 판단이 끝나는 내년 초에 매물이 다수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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