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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월인데 벌써 35도, 어떻게 살라고”…‘에어컨 보급률 5%’ 英 덮친 폭염에 ‘비명’

유럽이 5월부터 기록적인 폭염에 휩싸였다. 영국 런던은 104년 만의 봄철 최고기온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갈아치웠고, 더위를 피해 강과 호수로 뛰어든 시민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는 등 피해도 커지고 있다.

“5월인데 벌써 35도, 어떻게 살라고”…‘에어컨 보급률 5%’ 英 덮친 폭염에 ‘비명’

기사와 무관한 사진. 서울 낮 최고기온이 29도까지 오르며 초여름 더위가 이어진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물빛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조태형 기자

유럽이 5월부터 기록적인 폭염에 휩싸였다. 영국 런던은 104년 만의 봄철 최고기온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갈아치웠고, 더위를 피해 강과 호수로 뛰어든 시민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는 등 피해도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전날 영국 런던 큐가든의 낮 최고기온은 35.1℃를 찍으면서 5월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새로 썼다. 1922년 세워진 영국 봄철(3~5월) 최고기온 기록인 32.8℃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평년 5월 말 런던의 낮 최고기온은 20℃ 안팎이다.

런던은 밤에도 더위가 이어졌다. 기온이 20℃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문제는 영국 가정의 에어컨 보급률이 5%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상당수 주택이 단열도 부실해 폭염에 매우 취약하다.

영국 기후변화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영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기후에 맞게 지어진 나라”라고 경고했다. 과거 온화한 기후를 기준으로 지어진 도시와 주거 환경이 현재의 폭염을 버티기 어려운 구조라는 의미다.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는 ‘열돔(heat dome)’ 현상이 지목된다. 고기압이 솥뚜껑처럼 대기를 눌러 뜨거운 공기가 한 지역에 갇히는 현상이다. 프랑스 기상청 메테오프랑스는 이번 열돔 영향으로 일부 지역 기온이 평년보다 10℃ 이상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유럽 주요 도시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프랑스 남서부는 36℃, 스페인 세비야는 38℃를 기록했다. 스페인 남부는 주 후반 40℃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이탈리아 로마 역시 낮 최고기온이 32℃까지 치솟았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단순한 이상기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피터 손 아일랜드 메이누스대 이카루스 기후연구소장은 AP통신에 “이번 폭염이 기후변화로 더 잦아지고 더 강해졌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럼에도 영국과 프랑스에서 나오는 기록은 정신이 나갈 만큼 엄청난 수준”이라고 말했다.

영국 기상청 대변인 스티븐 딕슨도 CNN에 “100년에 한번 수준이었던 5월 기록 경신이 이제는 33년에 한번 수준으로 잦아졌다”고 밝혔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영국에서는 호수와 저수지에서 수영을 하던 10대 청소년 4명이 익사했고, 잉글랜드 남서부 해안에서는 60대 남성이 숨졌다. 프랑스 정부는 폭염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망자가 최소 7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익사 사고 5건과 스포츠 행사 중 사망 2건이 포함됐다.

여기에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 프랑스 대서양 연안 일부 해수욕장은 평년 기준 여름 성수기 이전에는 안전 요원을 배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폭염이 닥치면서 구조 인력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해변 이용객이 몰렸다.

영국 보건안전청은 목요일까지 영국 상당 지역에 건강 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고령층과 취약계층에게 낮 시간 야외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이른 폭염이 더 이상 예외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다고 경고한다. CNN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서는 폭염 영향으로 6만2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CNN은 “올해가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동시에 지금이 우리 생애에서 가장 시원한 시기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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