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면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오너 일가가 5년에 걸친 상속세 약 12조원 납부 절차를 이달 마무리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유족은 이달 마지막 상속세 분납금을 납부한다.
2020년 별세 당시 이 선대회장은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 등 약 26조원 규모의 유산을 남겼다. 이에 따른 상속세는 약 12조원으로 산정됐다.
홍라희 명예관장의 상속세가 3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재용 회장 2조9000억원, 이부진 사장 2조6000억원, 이서현 사장 2조4000억원 순으로 알려졌다. 삼성 오너 일가는 2021년 상속세 신고와 함께 5년에 걸쳐 6차례로 나눠 납부하는 연부연납 방식을 선택했다.
상속세 마련을 위해
홍라희 명예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은 삼성전자와 삼성SDS,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고 신탁 계약 등을 활용했다.
지난 1월에도 홍라희 명예관장은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에 대한 처분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이재용 회장은 핵심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다. 배당금과 개인 신용대출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면서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보통주 기준)은 상속 전 0.70%에서 현재 1.67%로, 삼성물산 지분은 17.48%에서 22.01%로 확대됐다. 삼성생명 지분도 0.06%에서 10.44%로 늘었다.
재계에서는 상속세 재원의 상당 부분을 배당금에서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선대회장 별세 이후 삼성가가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약 4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선대회장 생전부터 누적된 배당금까지 포함하면 6조원 이상이 상속세 납부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족은 상속세 납부와 함께 대규모 사회 환원도 병행했다. 2021년 의료 분야 지원을 위해 1조원을 기부하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수집한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재계는 상속세 납부 완료를 삼성 경영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상속세 부담과 지배구조 정비에 집중했던 환경에서 벗어나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 사업 투자와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한 상황에서 실적 개선 흐름까지 이어지며 경영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