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이병태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의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응원 논란을 둘러싸고 정치권 공방이 격화하는 가운데 “5·18이 성역이 됐다”고 발언한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임 입장문을 내고 “우리 모두에게는 성역이 있지만 자신과 일부 집단의 성역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부위원장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와 방종의 경계마저 권력과 집단이 자의적으로 정의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바로 전체주의의 시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가 이재명 정부에 합류했던 이유는 진영으로 나뉘어 전쟁하듯 적대시하는 양극화 정치를 타파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라며 “평소 보수적 시각에서 진보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저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이해한 저의 소임은 보수적 시각에서 정부의 정책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중심을 잡고 규제 개혁과 경제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것”이라며 “문제의 발단이 된 배재고 응원 구호 관련 글 역시 그 연장선에 있었다”고 했다.
또 “어린 학생들의 스포츠 경기에 쓰인 간단한 구호마저 정치적 도구와 진영 간 이념 대결로 비화하는 현상을 보며, 우리 사회가 서로 다른 의견에 조금만 더 유연하고 관대해지기를 호소하고자 했던 것이 제 본의였다”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제 의도와 무관하게 갈등을 증폭시키는 꼴이 됐다. 정치적 민감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위원장은 사임 권고를 즉각 수용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촉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우려 때문이었다”며 “부당한 정치적 공세에 밀려 사임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향후 정치 권력의 무도한 횡포를 용인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저의 사퇴가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포용하는 성숙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양새가 될까 염려스러웠다”며 “비록 자진 사퇴의 형식을 빌려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개인과 기업 모두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나라를 꿈꾸며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앞서 이 부위원장은 이달 2일 배재고 야구부의 ‘스타벅스 응원 구호’ 논란에 대해 “이 땅에 5·18이 성역이 된 것”, “대한민국보다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병태 부위원장이 ‘5·18은 성역인가’ 묻는다”며 “답해드린다. ‘맞다. 민주주의의 성역이다’”라고 맞받으며 공방이 과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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