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부산 남방해역에서 진행된 해군 자폭용 드론 해상 운용 검증 전투실험에서 자폭용 드론(무인기)이 이륙 직후 해상으로 추락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군이 지난 25일 남해상의 대형수송함 마라도함(LPH·1만 4500t급)에서 국내 개발 중인 자폭용 무인기(드론)에 대해 실험에 나섰지만 현장에서 두 차례 발사 모두 실패하면서 언론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국
방과학연구소(ADD)가 기술개발 중인 중형 자폭 무인기의 해양 운용 전투실험이다.
마라도함 비행갑판에 설치된 드론 발사대에서 발진한 자폭용 드론이 정찰하면서 2㎞ 거리에서 고속 기동하는 무인표적정을 따라가 타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실험이다.
그러나 두 차례 날린 자폭용 드론이 모두 함상에서 이륙한 직후 해상에 추락하면서 표적 타격 단계까지 실험이 진행되지 못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께 첫 발진한 드론은 4초 정도 비행 후 해상으로 곧바로 떨어졌다. 이어 ADD측이 예비기 기체와 발사대를 조립해 오후 5시 30분께 두 번째 실험에 나섰지만 또다시 수십 초 정도 날다가 또다시 추락했다.
1차에 이어 2차 시도도 실패하자 마라도함 갑판에 있던 동행 취재진과 군 관계자들 사이에선 짧은 탄식이 나왔다.
자폭용 드론은 2024년 시작된 ADD의 핵심기술 연구개발 사업 중 하나다. 저궤도 위성 통합 연동 및 자동표적인식(ATR) 기능 확보 등이 목표로 제시됐다. 사업 완료 목표시점이 다음달로 임박한 상황에서 해군은 이번 실험을 통해 해상 운용 가능성까지 확인해 전력화에 속도를 내려고 했지만 발목이 잡힌 것이다.
ADD 관계자는 이날 현장 취재진에게 해상 환경에서의 기체와 발사대 정렬 불량(misalignment)을 유력한 실패 원인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지상 실험 과정에서는 30여 차례 성공을 거뒀지만 함정에서는 미세한 떨림이 있어 물리량의 ‘미스매치(불일치)’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다.
자폭용 드론의 추락 원인은 무엇일까. 실험 실패 3일 후인 28일 자폭드론 개발을 주도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자폭용 무인기가 해상발사 전투실험에서 모두 바다로 추락한 원인은 무인기 발사관의 단순 결함 탓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부산 남방해역에서 진행된 해군 자폭용 드론 해상운용 검증 전투실험에서 자폭용 드론(무인기)이 고속무인표적정을 타격하기 위해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ADD에 따르면 사용된 발사대는 발사관이 위아래로 총 2단으로 구성돼 있는데 아래쪽에 있는 발사관의 왼쪽 문에 ‘정렬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발사관 문이 미세하게 뒤틀려서 설치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위쪽 발사관에서 무인기가 발사됐을 때 무인기의 추진력으로 아래쪽 발사관 문이 순간 움푹 들어갔고 이는 반발력 불균형을 일으켜 무인기를 오른쪽으로 쏠리게 했다.
이에 자세가 불안정해진 무인기는 결국 오른쪽으로 완전히 돌아갔고 비행 불가 상태에 빠져 바다로 추락했다는 게 ADD의 판단이다.
다만 발사관 문의 구조 변형은 무인기가 발사됐을 때 순간적으로만 발생했다가 직후 원상복구 됐기 때문에 현장에선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ADD 관계자는 “무인기와 전체시스템의 작동상태는 정상으로 확인됐다”며 “단순한 결함이 최악의 결과로 나타난 것에 대해 개발자로서도 누구보다 아쉽다”고 했다. 이어 “발사대를 이동하거나 화물을 적재하는 과정, 조립하는 과정 등에서 발사관 정렬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문제 원인을 추가로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ADD 측은 이미 수십차례에 걸친 지상 시험발사를 통해 중형 자폭무인기 운용 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한 상태라며 해상에서의 추가 발사시험 없이 계획대로 내달 중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폭용 드론의 외형은 전폭 약 3m, 전장 약 2m 크기의 고정익 형태로 머리 부분에는 EO/IR 렌즈가 탑재돼 있다. 동력원으로 프로펠러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추락한 시제품 가격은 대당 8억 원수준이다.
비교적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자폭용 드론은 최근 우크라이나전, 미·이란전 등에서 고가의 적 자산 대비 효율적인 ‘가성비’ 무기체계로 주목받았다.
이에 해군도 무인체계를 통한 원거리 정찰 및 정밀 타격 역량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대형수송함뿐만 아니라 차기상륙함, 유·무인전력항모 등 주요 대형 함정에 탑재·운용할 방침이다.
이 자폭 드론 개발에는 ADD 주관으로 대한항공·LIG·한화 등 국내 주요 방산기업이 참여했다. 각각 기체와 지휘통신체계, 로켓추진발사체 개발에 참여했다. 프로펠러 엔진은 수입산이 탑재됐다. 발사대는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D&A)가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