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기준 첫 800억달러 돌파
반도체 328억 '역대 최대'
유가 급등에 석유제품·석화 영향 엇갈려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부산항 신선대부두. 연합뉴스
3월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8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유가 급등과 물류 차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력 품목 호조가 전체 수출을 끌어올렸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8.3% 증가한 86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13.2% 늘어난 604억달러, 무역수지는 257억4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월 기준 무역수지 역시 역대 최대치다.
수출은 월 기준 처음으로 800억달러를 넘어섰고, 10개월 연속 해당 월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37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을 이끈 것은 반도체였다. 반도체 수출은 328억3000만달러로 151.4% 급증하며 사상 처음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와 함께 일반 서버 수요까지 늘어나면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실제 DDR·낸드 가격이 1년 새 6~8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단가와 물량이 동시에 확대됐다.
다른 주력 품목도 전반적으로 견조했다. 자동차 수출은 63억7000만달러(2.2%)로 중동발 물류 차질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8%), 전기차(32%) 등 친환경차가 증가하며 전체 감소를 막았다. 컴퓨터 수출은 기업용 SSD 수요 확대 영향으로 34억달러(189%)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차전지 역시 리튬 가격 회복과 신규 프로젝트 출하로 36% 증가했다.
중동 전쟁 여파도 있었다. 석유제품은 유가 급등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으로 51억달러(54.9%)까지 늘었지만, 수출통제 이후 휘발유·경유·등유 물량은 최대 10% 이상 감소했다. 석유화학도 가격 전가가 제한되면서 증가폭이 5.8%에 그쳤고, 3월 4주차 이후에는 물량이 17% 감소하는 등 하방 압력이 확인됐다. 특히 나프타 수출 제한 이후 물량은 약 22% 줄었다.
지역별로는 주요 시장 대부분에서 증가세가 이어졌다. 중국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무선통신 등 주력 품목 호조로 165억달러(64.2%)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증가했다. 미국 역시 반도체·컴퓨터 중심으로 163억달러(47.1%)를 기록했고, 아세안(137억달러·34.3%), 유럽연합(74억달러·19.3%)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중동은 물류 차질 영향으로 49.1% 감소했다.
수입은 에너지 부문에서 물량 감소가 뚜렷했다. 에너지 수입은 93억7000만달러로 7% 감소했다. 원유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도입 물량이 줄면서 5% 감소했다. 반면 반도체(86억달러·34.8%), 반도체 장비 등 비에너지 품목 수입은 증가하며 전체 수입을 끌어올렸다.
정부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향후 수출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가 상승과 공급망 불안, 보호무역 확산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중동 전쟁과 보호무역 확산 등 엄중한 대외 여건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력 및 유망 품목의 고른 증가로 사상 처음 800억달러를 돌파했다"며 "에너지·원부자재·물류 등 공급망 전반을 상시 점검하고 수출기업 애로 해소와 품목·시장 다변화를 적극 지원해 상승 흐름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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