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대 10개 만들기' 방안 발표
지거국 9곳 중 3곳에 집중 지원
나머지 6곳엔 각 300억 원 추가 지원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 교육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교육 분야 대표 공약이었던 '서울대 10개 만들기' 방안이 베일을 벗었다. 기업이 대학 교육과정을 직접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산업계와 학계가 밀접하게 협업해 재교육이 필요 없는 실무형 인재로 키우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렇게 교육 받은 청년들이 지역에서 좋은 일자리에 취업하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담겼다. 이를 위해 정부는 9개 지역거점국립대학 중 3개 대학을 선정해 연간 1,000억 원씩을 집중 투자한다. 이 돈으로 실력있는 교원들에 좋은 대우를 해줘 우수 연구·교수진을 꾸리는 등 대학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교육부는 15일 이런 내용의 '성장엔진 연계 지역 인재 양성방안'을 발표했다. 대학 지원에 초점을 맞춘 '서울대 10개 만들기' 방안이 9개 지역거점국립대(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학생의 교육과 연구, 취업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면서 정책명이 바뀌었다.
교육부, 새만금 사업 발표 듣고 이미 현대차 만났다
정부는 우선 지역거점국립대 중 3곳을 선정해 '성장엔진 브랜드 단과대 및 특성화 융합연구원' 설립과 '인공지능(AI) 거점대학' 사업을 묶어 지원한다. 이 대학들엔 기존에 지원하던 연간 470억 원에 더해 매년 1,000억 원을 추가로 준다. 성장엔진 브랜드 단과대란 해당 지역의 유망 산업 분야 인재를 집중 양성하기 위해 새로 만드는 단과대다. 이를 테면 대학 내 모빌리티대, 신재생에너지대 등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단과대가 생기는 식이다.
특성화 융합연구원에는 기업, 정부출연연구기관, 과학기술원(IST),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외 유수 대학과의 협력 체계가 구축된다. 연구원 내 대학과 기업이 함께 운영하는 연구소도 설립돼 기술 개발부터 실증까지 한곳에서 이뤄진다. 학부-대학원-연구소를 하나로 묶어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선정된 3개 대학에서는 AI 거점대학도 운영된다. AI 교육을 특정 학과에서만이 아닌 전반적으로 다루는 게 목표다. 총장 직속 AI 교육 연구 전담기구도 설치된다.
교육당국이 우선 3개 대학을 집중 지원하기로 한 건 학교 간 예산 나눠먹기식으로 사업이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책을 발표하면서 "처음엔 9개 대학 전체를 고르게 지원하는 방향을 고민했으나 제한된 예산 때문에 준비가 잘된 대학에 집중해 모범 사례를 만든 뒤 이를 확산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대훈 기자
교육부는 사업비를 주는데 그치던 이전의 지방대 지원 사업과 달리, 이번엔 지역 일자리를 적극 창출하는 데까지 목표로 두고 있다. 이주희 교육부 대학지원관은 "교육부와 산업부는 지난달 삼성, LG 등 유수 대기업이 참여한 기업 간담회를 열고 기업의 요구를 파악해 대학과 소통하고 있다"며 "새만금에 투자한다고 해서 현대차도 만났다. 개별 기업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올해부터 9조 원을 투자해 새만금 지역을 AI, 수소, 로봇 등 미래 신사업 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규모도 현재 학교당 평균 42명에서 평균 8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경북대 모바일공학과(삼성전자 계약학과), 부산대 스마트가전공학과(LG전자 계약학과) 등 계약학과는 6개 지방거점국립대에 11개 학과가 운영되고 있다.
3개교 집중지원대학은 이르면 7월 발표
정부는 집중지원대학으로 선정되지 않은 나머지 6개 거점국립대에도 300억 원을 추가로 지원해 글로벌 프로그램 확대, AI 기초 역량 강화 등 전반적인 교육·연구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전체 9개 거점국립대 학생 1인당 교육비를 서울대의 약 70% 수준(4,400만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집중지원대학의 선정 기준은 범정부 협의를 거쳐 다음 달 중 발표한다. 과거 로스쿨 선정 때처럼 특정 권역에 쏠리지 않도록 지역 안배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집중지원대학으로 선정될 3곳은 이르면 7월, 늦어도 9월 이내로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지방거점국립대를 국가 예산으로 집중 지원하는 이 사업을 두고 지역 대학 간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학생 모집 등에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지역 사립대나 비(非) 거점 국립대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교수신문이 지난 3월 전국 대학교수 5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9%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추진으로 거점국립대 이외의 대학들은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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