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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38세 혼자 사는 여자의 하루”…피자 먹는 영상이 조회수 700만 찍은 이유는

혼자 사는 일상을 꾸밈없이 찍어 올린 영상이 해외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공감을 사고 있다. 화려한 삶을 전시하던 기존 인플루언서 문화와 정반대 지점에서 나온 반응이다.

클립아트코리아

혼자 사는 일상을 꾸밈없이 찍어 올린 영상이 해외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공감을 사고 있다. 화려한 삶을 전시하던 기존 인플루언서 문화와 정반대 지점에서 나온 반응이다.

3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824만 4000가구로 집계됐다. 1년 새 19만 9000가구(2.5%) 늘었다. 전체 일반가구(2249만 5000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6%로 0.6%포인트 올라갔다.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혼자 사는 집이라는 뜻이다.

1980년만 해도 1인 가구는 38만 3000가구로 전체의 4.8%에 그쳤지만 2020년 664만 3000가구까지 불어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412만 2000가구, 여성이 412만 3000가구다.

이처럼 혼자 사는 삶이 보편적 풍경이 된 가운데, 그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콘텐츠가 해외에서 반향을 얻고 있다. 영국 BBC는 3일(현지 시간) 혼자 사는 하루를 기록하는 여성 창작자들이 온라인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소프트웨어 영업직으로 일하는 20대 라나 이사는 금요일 퇴근 후 냉동피자를 오븐에 넣고 촛불을 켠 채 텔레비전을 보는 장면을 사회관계만서비스(SNS)에 올렸다. 조회수는 700만 회를 넘겼다.

정돈된 집에 들어와 장 봐 온 식재료를 정리하고 샐러드를 곁들여 저녁을 먹는 것이 전부인 영상이었다. 화면에는 친구도 아이도 없이 혼자 사는 여성의 금요일 밤이라는 문구가 붙었다. 2000명 남짓이던 그의 팔로워는 8개월 만에 20만 명 수준으로 늘었다.

이사는 대학 시절 코로나19를 겪고 다른 지역으로 옮기면서 가까운 친구 없이 지내게 됐다고 했다. 친구가 없다는 말은 여전히 부끄럽거나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로 여겨지는데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댓글에는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거나 위로받는 기분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일부 이용자는 이들을 외로움 인플루언서라고 부르며 친구도 아이도 없는 삶을 미화하고 사회적 고립을 낭만적으로 포장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활동하는 창작자 데번 노어링은 이런 반응이 답답하다고 반박했다. 집에서 요리하거나 반려견과 주말을 보내는 장면을 여성의 외로움으로만 읽는 것은 지나치다며, 혼자 있는 것과 외로운 것은 다르다고 했다. 혼자 있을 때 가장 자유롭고 자기다우며 독립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일은 자랑스러워해도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두 개념을 구분해야 한다고 본다. 멜로디 딩 호주 시드니대 교수는 누구나 어느 순간 외로움을 느끼지만 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늘 사회적으로 행복하고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그릇된 기대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혼자 사는 삶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어도 인간은 사회적 존재인 만큼 지나친 고립은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삶을 지탱해 주는 관계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했다. 앤 올도러프히르쉬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는 완벽한 삶만 보여주는 SNS 문화에 대한 피로감이 크다며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콘텐츠가 균형을 잡아 주고 진정성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시 1인가구 실태조사를 분석한 보건사회연구 논문을 보면 서울 1인 가구 가운데 외로움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62.1%였다. 사회적 고립을 겪는다는 응답은 13.6%, 우울증 경험은 7.6%로 나타났다.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는 응답자의 47.5%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고 30~40대에서 비중이 높았다. 이 연구에서 사회적 고립 비율은 여성보다 남성이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 외로움을 시급한 세계 보건 위험으로 규정했다.

혼자 있는 시간이 힘들게 느껴진다면 기댈 곳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외로움 없는 서울’ 대책을 내놓고 24시간 전화 상담 ‘외로움안녕120’을 운영 중이다. 다산콜센터 120으로 전화한 뒤 안내에 따라 5번을 누르면 사회복지나 상담 자격을 갖춘 상담사와 연결된다. 카카오톡 채널로도 상담할 수 있다.

누구나 들러 대화하고 자가진단을 받을 수 있는 ‘서울마음편의점’은 지난해 4곳으로 시작해 현재 19곳으로 늘었다. 누적 방문은 9만 4500건이며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이용자의 91.3%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용 전 6.07점이던 외로움·고립감 점수는 이용 후 5.33점으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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