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거래 규모가 급격히 축소된 모습을 형상화한 이미지./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인 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대금이 규제 직전보다 93% 급감했다. 증시와 기초자산의 등락에 관계없이 거래가 줄어들면서 단기적으로 과열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다만 투자 수요 일부가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반도체와 해외 상장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어 장기적인 효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이날 거래대금은 845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일 9247억원, 6일 9412억원에 이어 3거래일 연속 1조원을 밑돌았다.
규제 시행 전인 지난달 30일 거래대금은 12조4485억원에 달했다. 금융당국이 개인 일반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인 지난달 31일에는 3조1518억원으로 줄었고,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며 7일에는 규제 직전의 6.8% 수준까지 축소됐다.
이 같은 흐름은 코스피나 기초자산의 방향과 무관하게 나타났다. 규제 첫날 코스피가 17.91% 급등했을 때도 거래대금은 크게 감소했다. 이후 코스피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동안에도 관련 상품의 거래는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시장 상황보다 예탁금 상향이 거래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상품 규모도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4일을 기준으로 분석한 대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운용자산(AUM)은 각각 1조6000억원과 2조9000억원으로 고점보다 45%, 42% 감소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규제 이후 단일종목 상품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며 반도체주가 다시 강세를 보이더라도 이전과 같은 극심한 쏠림과 수급 왜곡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높아진 투자 문턱을 피해 다른 상품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기본예탁금이 1000만원으로 유지되는 KODEX 반도체레버리지의 거래대금은 규제 시행 이후 증가했다. 이 상품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합산 62%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
국내 규제를 받지 않는 해외 상품도 변수다. 홍콩에 상장된 CSOP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총순자산가치는 각각 약 9억달러와 44억달러다. 특히 SK하이닉스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동안에도 좌수가 증가해 저가 매수와 국내 투자자의 대체 수요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에서 운용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 시장이 커질수록 리밸런싱 수요가 외국인의 추세 추종이나 모멘텀 거래를 일으켜 국내 증시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며 "국내 규제만으로 풍선효과나 반도체 사이클에 투자하려는 글로벌 수요를 제어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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