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군사시설로 오인" 보도
무기창고로 등록돼 타격 승인
AI표적 식별 과정 오류 가능성
다수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75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달 발생한 미국의 이란 초등학교 폭격 당시 미군 타격 리스트에 이 학교가 포함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군이 도입한 인공지능(AI) 표적 식별 시스템이 민간 시설을 군사 기지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AI 무기화에 따른 윤리적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군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달 28일 이란 남부 미납 지역의 샤자라타이바초등학교가 미국의 타격 리스트에 포함돼 있었으며, 군 당국이 이를 군사 시설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참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직후 불안해진 부모들이 자녀를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학교로 모여들던 시점에 발생했다. 이란 국영 매체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최소 175명이 숨졌다. 희생자의 상당수는 초등학생이었다. 이란 관영 매체 테헤란타임스는 신문 1면에 '트럼프, 이들의 눈을 보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폭격으로 숨진 학생들의 사진을 게재했다.
WP의 취재 결과, 해당 건물은 미군 정보 시스템에 '공장' 혹은 '무기 창고'로 등록되어 타격 승인을 받은 상태였다. 한 관계자는 "타격 리스트에 왜 이 건물이 포함됐는지 초기 단계부터 혼선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작전에서 미군은 AI 업체 팰런티어의 '메이븐' 시스템을 사용해 표적을 식별했다. 메이븐은 앤스로픽의 AI 모델인 '클로드'를 기반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타격 우선순위를 정하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문제는 속도였다. AI 도입으로 과거 며칠씩 걸리던 표적 식별 과정이 단 몇 초로 단축되면서 최종 검증을 하는 사람들이 AI가 제시한 수천 개의 표적을 일일이 확인할 여력이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직 국방부 관계자는 "작전 템포가 빨라지고 타격 압박이 커지면 AI가 내놓은 표적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체크 시스템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파장도 거세지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은 "이란이 학교와 병원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며 인간을 방패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여론도 부정적이다. CNN이 여론조사업체 SSRS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란 공습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1%였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과거 다른 대외 군사 개입 사례와 비교해 이란 전쟁 지지율이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김유신 기자]
무기창고로 등록돼 타격 승인
AI표적 식별 과정 오류 가능성
다수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75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달 발생한 미국의 이란 초등학교 폭격 당시 미군 타격 리스트에 이 학교가 포함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군이 도입한 인공지능(AI) 표적 식별 시스템이 민간 시설을 군사 기지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AI 무기화에 따른 윤리적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군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달 28일 이란 남부 미납 지역의 샤자라타이바초등학교가 미국의 타격 리스트에 포함돼 있었으며, 군 당국이 이를 군사 시설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참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직후 불안해진 부모들이 자녀를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학교로 모여들던 시점에 발생했다. 이란 국영 매체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최소 175명이 숨졌다. 희생자의 상당수는 초등학생이었다. 이란 관영 매체 테헤란타임스는 신문 1면에 '트럼프, 이들의 눈을 보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폭격으로 숨진 학생들의 사진을 게재했다.
WP의 취재 결과, 해당 건물은 미군 정보 시스템에 '공장' 혹은 '무기 창고'로 등록되어 타격 승인을 받은 상태였다. 한 관계자는 "타격 리스트에 왜 이 건물이 포함됐는지 초기 단계부터 혼선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작전에서 미군은 AI 업체 팰런티어의 '메이븐' 시스템을 사용해 표적을 식별했다. 메이븐은 앤스로픽의 AI 모델인 '클로드'를 기반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타격 우선순위를 정하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문제는 속도였다. AI 도입으로 과거 며칠씩 걸리던 표적 식별 과정이 단 몇 초로 단축되면서 최종 검증을 하는 사람들이 AI가 제시한 수천 개의 표적을 일일이 확인할 여력이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직 국방부 관계자는 "작전 템포가 빨라지고 타격 압박이 커지면 AI가 내놓은 표적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체크 시스템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파장도 거세지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은 "이란이 학교와 병원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며 인간을 방패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여론도 부정적이다. CNN이 여론조사업체 SSRS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란 공습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1%였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과거 다른 대외 군사 개입 사례와 비교해 이란 전쟁 지지율이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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