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IPO에 잇딴 잭팟
워싱턴대 5000만달러 투자
30배 늘어난 170억달러로
밴더빌트·미시간대도 투자 수혜
스페이스X IPO에 美 대학도 ‘잭팟’ [그림=챗GPT]
스페이스X가 추진 중인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가 미국 대학 기금 시장에도 ‘초대형 잭팟’을 안기고 있다. 장기투자 성향이 강한 미국 명문대들이 10여 년 전 비상장 단계에서 투자한 지분가치가 수십 배로 불어나면서 대학 기금 운용 전략 자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워싱턴대는 10년 전 스페이스X에 약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현재 이 지분가치는 학교 전체 자산 170억달러의 10%를 넘는 수준으로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계산으로 30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이번 투자 성과는 스페이스X가 다음달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기업가치가 최대 2조달러에 이를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상장이 현실화되면 워싱턴대는 대학 기금 역사상 손꼽히는 대규모 투자수익을 얻게 될 가능성이 크다.
스콧 윌슨 워싱턴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좋은 파트너를 찾고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나오면 추가 자금을 집행하는 전략을 써왔다”며 “전체 기금의 약 40%를 외부 사모펀드·벤처캐피털 운용사와 공동 투자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하버드대나 예일대처럼 수백 개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기존 미국 대학 기금 모델과는 다소 다른 접근이다. 소수의 운용사에 집중 투자하고 유망 기업에는 후속 자금까지 반복 투입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스페이스X가 전체 자산의 핵심 수익원이 됐다.
미국 대학들의 스페이스X 투자사례는 워싱턴대만이 아니다. 밴더빌트대도 현재 약 1억7100만달러 규모의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학 역시 10년 넘게 이어온 벤처캐피털 네트워크를 통해 초기 투자에 참여했다.
미국 대학 기금은 장기투자에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십~수백 년 운영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단기간 현금 회수 압박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만큼 비상장 스타트업이나 벤처투자 비중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미국 대학 기금의 성공사례는 반복돼 왔다. 예일대는 2011년 링크드인 상장 당시 8400만달러 이상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시건대도 2010년대 후반 오픈AI 초기 투자에 참여해 2000만달러 규모 투자가치가 2023년 기준 20억달러까지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비상장 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자산은 현금화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고, 시장 침체기에는 주식·채권보다 손실 회복 속도가 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 부담도 변수다. 미국 의회는 최근 대형 사립대 기금의 투자수익 과세율을 기존 1.4%에서 최대 8%까지 높였다. 스페이스X 같은 초대형 IPO로 막대한 차익이 발생할 경우 대학들이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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