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혁, PS 첫 홈런 ‘쾅’
‘패승승’ 삼성, KIA에 6-4 승리
[스포츠서울 | 광주=이소영 기자] “야구 인생 끝나기 전에 쳐서…”
가장 필요한 순간, 삼성 류지혁(32)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포스트시즌(PS) 통산 39경기 만에 터진 첫 홈런. 그는 “넘어가는 손맛을 잘 모르는데 오늘은 맞자마자 넘어갔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삼성은 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 2026 KBO리그 PS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6-4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2승1패. 3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KS) 진출 확률은 56.3%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삼성은 KS행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류지혁이었다. 재역전 투런포를 포함해 2안타(1홈런) 2타점 1볼넷 1득점을 기록하며 3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의 영예까지 안았다.
선취점은 삼성의 몫이었다. 1회초 2사 1루에서 르윈 디아즈가 KIA 선발 시라카와 케이쇼의 2구째 속구를 공략해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그러나 KIA가 2·3회말 잇달아 득점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흐름을 다시 가져온 건 류지혁이었다. 5회초 1사 1루에서 시라카와의 2구째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류지혁은 “3차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길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생애 첫 PS 홈런의 손맛은 남달랐다. 그는 “나는 원래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가 아니다. 넘어가는 손맛을 잘 모르기 때문에 시즌 중에 쳐도 전력으로 뛴다”며 “그런데 오늘은 맞자마자 넘어갔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기가 막혔다”며 “PS 때 홈런은 이런 느낌이라는 걸 알았다. 야구 인생 끝나기 전에 날려봐서 기분이 더 좋은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년 전 아쉬움도 떠오를 법하다. 삼성은 2024년 KIA와 맞붙은 KS에서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의 패배를 잊지 않았지만, 복수심에 사로잡히지는 않았다. 류지혁은 “지고 나서 그 감정을 잊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도 “그걸 여기까지 끌고 오지 않으려고 했다. 그땐 2024시즌이고 지금은 2026시즌”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금 PS에 집중하려고 했다. 전 소속팀이라고 해서 더 이를 갈고 있던 것도 아니”라며 “단순히 PO 상대라는 생각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KIA와 PO 3경기 타율은 0.375에 달한다. 류지혁은 “그런 걸 신경 쓰면 몸이 더 굳는 것 같다”며 “KIA에서 두산전을 할 때도 그랬고, 삼성에 와서 첫 시즌 KIA를 상대할 때도 그랬다. 너무 잘하려다 보니 오히려 안 되는 것 같았다. 전 소속팀이 아닌 9개 구단 중 한 팀으로 생각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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