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국회에서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복합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총 26조2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외적 경제 충격이 지방과 골목상권, 취약계층에 더 빠르고 치명적으로 닥친다는 엄중한 인식 아래, 지방정부의 권한과 재정을 대폭 강화하는 ‘지역 주도의 위기 극복’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추경은 국채 발행 없이 증시와 반도체 호황 등으로 발생한 초과세수 25조2천억원과 기금 자체 재원 1조원을 활용하는 이른바 ‘빚 없는 추경’으로 짜였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과감한 지방 재정 확충과 내수 진작책이다. 정부는 지방교부세와 교부금 등 9조5천억원의 투자 재원을 지역에 보강해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 대응을 넘어 지방정부가 위기 극복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이 대통령은 소득 하위 70% 국민(약 3천600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이 지원금이 전액 지역화폐로 지급된다는 점이다. 가계의 고물가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지역 내 소비를 강제해 위축된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원자재가 상승의 삼중고를 겪는 농어촌 지역을 위한 핀셋 대책도 포함됐다. ‘농어촌 기본소득’ 대상 지역을 추가 확대하고 유가 연동 보조금과 비료·사료 구매비 지원을 대폭 늘려 지역 1차 산업의 붕괴를 막는다. 또한 마을 주민이 직접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해 수익을 내는 ‘햇빛소득마을’을 150개소에서 700개소로 늘려 지역 단위 에너지 자립과 소득 증대를 꾀한다.
이번 추경안에는 지역 경제의 미래를 담보할 ‘청년 일자리 및 창업’ 지원책도 대거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이번 위기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더 큰 충격일 수밖에 없다”며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국비 4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에 집중된 스타트업 열풍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지역 거점별 ‘과학 중심 창업도시’를 구축하고 구직을 단념한 ‘쉬었음 청년’을 위한 K-뉴딜 아카데미를 신설해 지역 청년들의 이탈을 막고 재도전을 돕는다.
아울러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녹이기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은 물론 공연, 휴가, 숙박, 영화 등 문화·관광 분야에 대한 할인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이는 지역 축제와 관광업계의 타격을 최소화하고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 차원의 거시적 대응도 한층 강화된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조직을 ‘비상경제 대응체계’로 전면 전환했다고 밝히며, 29년 만에 도입된 석유 최고가격제의 원활한 운영과 환율 변동 등에 대비해 5조원의 목적예비비를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현재 조성된 위기는 잠깐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거대한 폭풍우”라며 사태의 엄중함을 짚었다.
이어 국회를 향해 “이번 예산안은 위기의 파도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켜줄 방파제이자 대한민국이 도약할 발판”이라며 “위기 극복의 성패는 속도에 달려 있는 만큼 예산안이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김진수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