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밖 희토류 공급망 구축 시도 활발
LS, 포스코인터, 고려아연 적극 움직임
"中 통제하면 6조5,000억 달러 손실"
탈중국? 리스크 분산?... 현실 장벽 여전
3월 30일 LS전선 싱가포르지사에서 열린 희토류 공급망 구축 협약식에서 구본규(오른쪽부터) LS전선 대표,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 아만다 라카즈 호주 라이너스 대표, 크리스 제니 라이너스 부사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LS에코에너지 제공
국내 기업들이 중국 밖에서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비(非)중국 벨트' 실험에 잇따라 동참하고 있다. 중국의 수출 통제 한 번에 그간 쌓아온 세계 첨단산업 인프라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채굴량의 60%, 정제 희토류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 체제를 구축했다. 다만 비중국 벨트 참여 기업이 늘고 있으나, 환경 문제를 비롯한 한계가 여전한 만큼 중국산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거란 희의론도 적지 않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희토류 공급망 구축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는 국내 기업은 LS다. LS에코에너지는 지난달 호주 라이너스와 각각 3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맞교환하고 희토류 공급망 협력을 본격화했다. 라이너스는 중국 외 희토류 원료 공급사 중 사실상 유일한 상업 규모 기업이다. 라이너스가 채굴·분리한 희토류 산화물을 LS에코에너지가 베트남 호찌민 법인에서 금속화하고, 완성된 금속을 LS전선이 미국에서 영구자석으로 가공·공급하는 흐름이다.
LS에코에너지는 지난달 중국 외 기업으로는 사실상 최초로 방위산업용 희토류 금속 양산 체제 구축에도 나섰다. 9일에는 LS에코에너지와 LS에코첨단소재가 탈중국 모터 부품 공급망 구축을 선언했다. 겉으로는 전선·에너지 사업의 민간 공급망 투자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 자원 안보 인프라 성격을 띤다는 해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지난달 23일 포스코기술투자와 함께 국내 희토류 기업에 8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투자 대상은 희토류를 순도 99.5% 이상 산화물로 분리·정제하고 금속으로 환원하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말레이시아·라오스 같은 동남아시아 원료 거점을 통해 연 4,500톤 규모 생산 기반도 마련 중이다. 고려아연은 미국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와 미국 내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폐영구자석을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2027년 연 100톤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산업의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희토류. 뒷줄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프라세오디뮴과 세륨, 란탄, 네오디뮴, 사마륨, 가돌리늄. 미국 농무부 제공
국제에너지기구(IEA)는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완전히 시행될 경우, 영구자석 생산 등 다운스트림 영역의 경제적 손실이 연간 6조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4월 사마륨(Sm), 가돌리늄(Gd), 터븀(Tb), 디스프로슘(Dy), 루테튬(Lu), 스칸듐(Sc), 이트륨(Y) 7종의 희토류와 그 가공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홀뮴(Ho), 어븀(Er), 툴륨(Tm), 유로퓸(Eu), 이터븀(Yb)을 추가해 총 12종 희토류 원소를 수출 통제 시스템에 편입했다. 다만 상무보 공고를 통해 11월 초까지는 적용을 유예한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 희토류 정보 업체 레어어스익스체인지는 1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영구자석 제조의 90%를 차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AI 산업화가 빨라질수록 중국 의존이 심화하는 구조인 만큼, 중국을 벗어난 새로운 희토류 공급망 완성이 필요하다.
다만 비중국 공급 업체들이 단기 대안이 될 순 있지만, 비용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중국산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희토류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처리 같은 환경 비용도 비중국 공급망 구상의 현실적 장벽이다. 희토류 재활용률도 현재 1% 미만으로, 2030년대 급증할 수요를 뒷받침하기엔 역부족이다. 비중국 공급망 구축이 완전한 탈중국이 아닌 리스크 분산 수준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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